“너를 이곳에서 영원한 곳으로 안내하겠다. 그곳에서 너는 절망적인 절규를 들을 것이며, 두 번째 죽음을 애원하는 고통스러운 옛 영혼들을 볼 것이다. 축복받은 사람들에게 갈 때를 희망하기에 불 속에서도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볼 것이다.”(지옥편, 1곡)
“두려움이란 단지 남에게 나쁜 일을 할 수 있는 것들에서 나오는 것이며, 그렇지 않은 것들은 두렵지 않아요. 나는 하느님의 자비로 태어났으니, 그대들의 불행은 나를 건드리지 못하고 이 불타는 불꽃도 나를 휩싸지 못합니다.”(지옥편, 2곡)
“지치고 벌거벗은 영혼들은 그의 무서운 말을 듣자마자 얼굴빛이 변하고 이를 덜덜 떨며 하느님을 저주하였고, 자신의 부모와 인류 전체와, 자신이 태어난 시간과 장소, 조상의 씨앗, 후손들을 저주하였다.”(지옥편, 3곡)
“그곳은 깊고 어두웠으며, 안개가 얼마나 자욱한지 아무리 바닥을 보려고 해도 나는 아무것도 알아볼 수 없었다.「이제 눈먼 세상으로 내려가 보자」핼쑥한 표정으로 시인은 말을 꺼냈다.”(지옥편, 4곡)
“오직 한 대목이 우리를 사로잡았소. 그 연인이 열망하던 입술에 입 맞추는 장면을 읽었을 때, 나에게서 절대로 떨어질 수 없는 이 사람은 온통 떨면서 나에게 입을 맞추었지요…. 우리는 그날 더 이상 읽지 못했지요.”(지옥편, 5곡)
* 단테는 헥토르를 림보(제1지옥), 아킬레우스를 제2지옥, 오뒷세우스를 제8지옥에 위치시켰다. 헥토르가 가장 먼저 죽었고, 아킬레우스가 그 다음에, 오뒷세우스가 가장 나중에 죽었다. 오래 산다는 것은 더 많은, 더 심한 죄를 짓는 것이다.
“잔인하고 괴상한 괴물 케르베로스가…날카로운 발톱으로…영혼들을 할퀴고 찢고 갈기갈기 뜯는다. 비 때문에 개처럼 울부짖으면서 그 비참한 죄인들은 자주 몸을 돌리며 자신의 옆구리로 서로를 막아준다.”(지옥편, 6곡)
“달의 하늘 아래 있고 또 예전에도 있었던 그 모든 황금은, 이 피곤한 영혼들 중 누구도 편히 쉬게 하지 못할 것이다.”(지옥편, 7곡)
“저자는 세상에서 오만한 자였는데, 그를 기억할 만한 덕성이 없으니 저렇게 그의 그림자는 여기에서 분노한단다. 저 위에서는 위대한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여기에서 진흙 속의 돼지처럼 있으면서 커다란 수치를 남길 자가 얼마나 많은지!”(지옥편, 8곡)
“무덤들 사이에는 불꽃들이 흩어져 온통 불타고 있었기 때문인데, 어떤 기술도 쇠를 그렇게 달구지 못하리라. 관의 뚜껑들은 모두 열려 있었는데, 분명 처참하고 고통스러워 보이는 무서운 탄식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지옥편, 9곡)
“아름다운 눈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는 그녀의 달콤한 눈빛 앞에 설 때, 너는 그녀에게서 네 삶의 과정을 알게 되리라.”(지옥편, 10곡)
“하늘에서 증오하는 모든 사악함의 목적은 불의이며, 모든 불의의 목적은 폭력이나 기만으로 다른 사람들을 해치는 것이다. 기만이란 하느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인간 고유의 악이며, 따라서 사기꾼들은 더 아래에 있고 더욱 큰 고통을 받는다.”(지옥편, 11곡)
“끓는 피의 강이 가까워졌는데, 폭력으로 남을 해친 자들을 삶고 있다. 오, 눈먼 탐욕이여, 어리석은 분노여, 짧은 생애에서 그토록 우리를 뒤쫓고 영원한 생애에서 저렇게 괴롭히는구나!”(지옥편, 12곡)
“큰 가시나무의 잔가지 하나를 꺾었는데, 나무 몸통이 외쳤다.「왜 나를 꺾는거야?」 그러고는 갈색 피에 젖으면서 다시 말하기 시작하였다.「왜 나를 찢어? 그대는 자비로운 마음이 전혀 없는가? 우리는 사람이었고 지금은 나무가 되었지」”(지옥편, 13곡)
“영원한 불비가 내리고 있었고, 따라서 모래밭은 부싯돌의 심지처럼 불이 붙어 고통을 배가시키고 있었다. 비참한 손들은 조금도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몸의 이곳저곳에서 떨어지는 불꽃들을 털어 내고 있었다.”(지옥편, 14곡)
“당신께 분명히 밝히고 싶은 것은, 제 양심이 저를 꾸짖지 않는 한 어떤 운명에도 준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예언은 저의 귀에 새롭지 않으니, 운명은 원하는 대로 제 바퀴를 돌리고 농부는 괭이를 휘두르게 놔두라지요.”(지옥편, 15곡)
“거짓말처럼 보이는 진실 앞에서 사람은 가능한 한 언제나 입을 다물어야 하는데, 잘못 없이 망신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나는 침묵할 수 없으니, 독자여, 이 희극의 구절들을 걸고 맹세하건대, 그 구절들이 오래 호감을 얻길 바란다.”(지옥편, 16곡)
“불꽃을 보고 고통 소리를 들은 나는 혹시 떨어질까 더욱 두려워졌고 덜덜 떨면서 완전히 몸을 웅크렸다. 그리고 조금 전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사방에서 다가오는 커다란 고통들 위로 돌면서 내려가고 있음을 나는 보았다.”(지옥편, 17곡)
“이쪽저쪽의 검은 바위 위에서는 뿔 난 악마들이 채찍으로 그들의 등을 잔인하게 후려치고 있었다. 아, 첫 매질에 그들은 얼마나 발뒤꿈치를 들어 올렸는지! 두 번째나 세 번째 매를 기다리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지옥편, 18곡)
“주님께서 성베드로에게 열쇠를 맡기기 전에 얼마나 많은 보물을 요구하셨소?분명 <나를 따르라>외에는 요구하지 않으셨소…그대들은 금과 은을 하느님으로 삼는데 우상숭배자들과 뭐가 다르오?그들은 하나를, 그대들은 백을 숭배하지 않소?”(지옥편,19곡)
“말없이 눈물을 흘리며 이 세상의 기도 행렬 같은 걸음걸이로 걸어오고 있었다….놀랍게도 그들은 각자 가슴 언저리와 턱 사이가 비틀린 것처럼 보였다. 얼굴이 등 쪽으로 돌아가 있어, 앞을 바라볼 수 없으니 그들은 뒤로 걸어가야만 했다.”(지옥편, 20곡)
“아, 그 몰골은 얼마나 무시무시했던가! 날개를 활짝 펴고 날렵하게 발을 내딛는 몸짓은 또 얼마나 잔인하게 보였던가! 그놈은 뾰족하고 높다란 어깨 위로 한 죄인의 허리 부분을 둘러메고 그 발의 힘줄을 움켜지고 있었다.”(지옥편, 21곡)
“우리는 악마 열 명과 함께 걸어갔으니 아, 무서운 동행이여! 성당에는 성인들과, 술집에는 술꾼들과 가는 법이 아니던가.”(지옥편, 22곡)
“색칠된 사람들이…아주 느린 걸음으로 주위를 걷고 있었고 눈물을 흘리며 지치고 피곤한 기색이었다….그들은…망토를 입고 모자를 눈앞까지 낮게 드리우고 있었다. 겉은 눈부신 황금빛으로 되어있지만 안은 온통 납이었고 엄청나게 무거워”(지옥편, 23곡)
* ”예수를 잡아 결박하여 먼저 안나스에게로 끌고 가니 안나스는 그 해의 대제사장인 가야바의 장인이라 가야바는 유대인들에게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유익하다고 권고하던 자러라”(요18:12-14) 안나스와 가야바가 지옥 제8원에 있는 이유.
“이제 그런 태만함을 버려야 한다….깃털 속이나 이불 밑에서는 명성을 얻을 수 없으니, 명성 없이 자기 삶을 낭비하는 사람은 대기 속의 연기나 물속의 거품 같은 자신의 흔적만을 지상에 남길 뿐이다.”(지옥편, 24곡)
“함께 뒤엉킨 뱀의 뒷발은 사람에게서 사라지는 생식기가 되었고, 불쌍한 사람의 그것은 둘로 갈라졌다.”(지옥편, 25곡)
“적어도 처음에는 이야기의 흐름을 쫓아가는 것이 최고의 방법입니다. 나는 그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은 채 이 작품을 끝까지 읽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보르헤스, 칠일 밤, 신곡)
“자식에 대한 애정도, 늙은 아버지에 대한 효성도, 페넬로페를 기쁘게 해주었어야 하는 당연한 사랑도 세상의 악덕과 가치에 대해 완전히 알고 싶은 내 가슴속의 열망을 억누를 수는 없었노라.”(지옥편, 26곡)
“태양의 뒤를 따라 사람 없는 세상을 경험하고 싶은 욕망을 거부하지 마라. 그대들의 타고난 천성을 생각해 보라. 짐승처럼 살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덕성과 지식을 따르기 위함이었으니.”(지옥편, 26곡) * 프리모 레비를 살게 했던 문구
“프란체스코가 나를 위해 오셨지만, 검은 천사 하나가 말했지요….뉘우치지 않는 자는 죄를 벗을 수 없고 뉘우치면서 동시에 원할 수 없으니 그런 모순은 허용되지 않는다. 아, 괴로운 몸이여!…나는 얼마나 떨었던가.”(지옥편, 27곡)
“분명히 나는 보았다 지금도 보는 듯하다, 머리가 없는 몸통이 그 사악한 무리의 다른 자들처럼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그는 잘린 머리의 머리채를 손으로 잡아 마치 등불처럼 쳐들고 우리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오, 나를 보라!”(지옥편, 28곡)
“그들은 수많은 통곡의 화살들을 나에게 쏘아 그 상처가 연민으로 물들었고, 나는 손으로 양쪽 귀를 틀어막았다.”(지옥편, 29곡)
“어쨌든 사죄하고 싶은 마음에 사죄를 했지만 사죄가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스승님이 말하셨다. 작은 부끄러움이 네가 저지른 것보다 큰 질못을 씻어 주느니, 이제 모든 후회감을 벗어 버리라.”(지옥편, 30곡)
“자연이 코끼리와 고래들에 대해 후회하지 않지만, 자세히 관찰하는 사람은 자연의 신중함과 정당함을 깨달으리라. 왜냐하면 사악한 의지와 능력에다 정신의 사고력까지 덧붙여진다면 누구도 방어할 수 없기 때문이다.”(단테, 신곡, 지옥편, 31곡)
“나는 살아있고, 만약 네가 이름을 남기기 원한다면, 너의 이름을 내 기억 속에 적어둘 수 있다.” “나는 정반대를 원하니, 나를 귀찮게 하지 말고 여기에서 꺼져라. 그런 유혹은 이 구덩이에서 소용없으니까!”(단테, 신곡, 지옥, 32곡)
“괴로운 마음에 손을 물어뜯었는데, 그들은 내가 먹고 싶어서 그런 것으로 생각하고 곧바로 일어서서 말하더군요. <아버지, 저희를 잡수시는 것이 우리에게 덜 고통스럽겠습니다. 이 비참한 육신을 입혀 주셨으니, 이제는 벗겨 주십시오.>”(지옥편, 33곡)
“두 다리로 일어서라. 갈 길은 멀고 노정은 험난한데, 해는 벌써 셋째 시간의 절반으로 가는구나.”(단테, 신곡, 지옥, 34곡)
“나는 뒤에서 위로 올라갔으며, 마침내 나는 동그란 틈 사이로 하늘이 운반하는 아름다운 것들을 보았고, 우리는 밖으로 나와 별들을 보았다.”(단테, 신곡, 지옥, 34곡)
* 얼마 전까지 지옥처럼 어두운 곳에서 끝없이 가라앉고 있었다. 그 시절 쓰러지지 않은 건 단테 덕분이기도 했다. 그 상황은 행복하면서도, 슬펐으며, 두렵기도 했다. 불행으로만 가득차 있지는 않았지만 행복이 넘쳐나지도 않았다. 캄캄한 어둠 속 한 줄기 빛이 비추었다. 한 줄기면 충분했다. 고스란히 몸을 실었다.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매일 별을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나왔다. 올해는 연옥의 삶을 살아야 한다. 지평선과 수평선이 만나는 곳에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을 매일 볼 수 있으며, 어두울수록 더욱 빛나는 별들을 매일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은 살아갈 가치가 있다. 시절이 어려울수록 소중한 것은 빛나기 마련이다. 이제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도망치지 않고,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야겠다. 두 번째 기회를 허락해준 신께 감사드린다. 이 시간이 조금만 더 지속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 한형곤 교수님의 번역으로 신곡을 처음 접했고, 김운찬 교수님의 번역으로 다시 읽고 있다. 나중에, 꼭 이탈리아어로 단테를 읽어야겠다.
![]() | 신곡 - ![]()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김운찬 옮김/열린책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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