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리피데스 - 박코스 여신도들. 책.

<테바이의 카드모스 가문>

                               카드모스~하르모니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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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세멜레  에키온~아가우에     아우토노에     이노
         |                     |
  디오뉘소스        펜테우스


<디오뉘소스 탄생 신화>

박코스는 술의 신 디오뉘소스를 말한다.
디오뉘소스의 탄생 이야기는 두 가지 버전이 있다.

첫번째 버전에서는 제우스가 번개로 변하여 세멜레에게 접근하여 디오뉘소스를 잉태하자
이 사실을 눈치 챈 헤라가 세멜레에게 제우스의 정체를 물어보라고 부추기고
이에 번개로 변한 제우스 때문에 세멜레는 죽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디오뉘소스를
제우스는 자신의 넓적다리 안에서 키워낸다.

두번째 버전에서는 디오뉘소스는 제우스와 페르세포네(또는 데메테르)의 자식인데,
이 사실을 안 헤라가 이번에는 티탄족을 보내 그를 찢어먹도록 시킨다.
제우스가 뒤늦게 알고 번개로 티탄족들을 물리치고 간신히 남은 디오뉘소스의 심장을
세멜레에게 잉태시켜 그는 다시 태어난다.

출처 : 위키피디아


<박코스 여신도들 - 에우리피데스>

에우리피데스의 이야기는 첫번째 버전을 배경으로 한다.

디오뉘소스는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인간들에게 자신의 신성을 알리다가
어머니 세멜레의 고향 테바이를 찾아온다.

테바이를 건국한 카드모스는 자신의 딸 아가우에의 아들인 펜테우스에게
왕위를 넘겨주고는 딸들과 유유자적한 삶을 살고 있다.
그들은 디오뉘소스를 보고는 그의 어머니 세멜레가 제우스에 의해
그를 낳았다는 것도 믿지 않고 그의 신성도 부인한다.

디오뉘소스는 그의 이모들을 미치게 만들고 그녀들을 키타이론 산으로 불러
박코스 신도가 되도록 한다. 한편 할아버지 카드모스와 예언자 테이레시아스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테바이 왕이자 디오뉘소스의 이종사촌인 펜테우스는
여전히 디오뉘소스를 신으로 모시는 신흥종교를 탄압한다.

결국 디오뉘소스는 투옥되지만 지진을 일으켜 궁전을 무너뜨리고 유유히 감옥을 빠져나온다.
기적을 목격한 펜테우스는 충격을 받고
디오뉘소스를 따르는 무리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하며 키타이론 산을 찾는다.

나무 위에서 박코스 여신도들의 평화롭고 행복한 순간들을 훔쳐보다가
발각당한 펜테우스는 그녀의 엄마와 이모들의 손에 갈기갈기 찢겨죽는다.
그 상황에서도 정신이 나간 펜테우스의 엄마 아가우에는
그녀가 잡은 사냥감을 사자로 착각하고 사자 머리를 지팡이 튀르소스에 꽂아
의기양양하게 어깨를 으쓱거리며 왕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의 아들 펜테우스의 머리가 아닌가.
디오뉘소스 신을 무시했다는 벌치고는 너무 가혹하지만 후회하기엔 이미 늦다.
카드모스 일가는 테바이에서 추방당하고 헬라스 일대를 떠돌아다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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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읽은 그리스 비극 가운데 가장 비극적이다.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채로 지팡이에 아들 펜타우스의 머리를 꽂고
돌아다니는 아가우에를 상상하면 정말 소름이 돋는다.

신들은 오만하고 호기심 많고 저항하는 인간에게는 가차없이 심판을 내린다.



<아가우에와 이노, 박코스 여신도들에게 몸이 찢기는 펜테우스, 루브르 박물관 소장>
* 상단 가운데 곱슬머리를 한 디오뉘소스가 보이고 오른쪽에 여신도가 든 도깨비 방망이처럼 생긴 것이 튀르소스다.
  튀르소스로 바위를 치면 샘물이 솟고, 땅에 꽂으면 포도주가 솟구쳐 오른다고 하는 기적의 지팡이다.
  몸을 찢기는 가운데서도 펜테우스의 평온한 표정을 보노라니 무척 처량하다.


'박코스 여신도들'은 에우리피데스(B.C. 480년경~B.C 406년경) 사후에 공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 접시는 B.C. 450~425년 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시기에 이미 펜테우스 이야기가 사람들 사이에 알려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박코스 축제는 트라케(동유럽), 마케도니아 지방(발칸반도)에서 발생하여 점차 헬라스로 전파되었다.
박코스 축제는 상류사회의 부녀자들에게 인기가 있었는데, 그녀들은 가정을 버리고
횃불과 튀르소스를 들고 다니며 술을 마시고 광란의 춤을 추면서 점점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이 때 살아있는 들짐승을 맨손으로 찢어 피흘리는 고기를 그대로 먹었다고 한다.

이러한 의식은 디오뉘소스가 티탄족에게 찢어먹히던 상황을 재현하고 있는데,
이 때 날고기를 먹고 피를 마시는 것은 디오뉘소스, 즉 신과 한 몸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필연적으로 예수 이야기를 떠오르게 한다.

수태 : 번개에 의한 세멜레의 수태 - 성령에 의한 마리아의 수태
기적 : 튀르소스로 포도주를 솟게 만드는 기적 - 가나에서 물을 포도주로 만드는 기적 (그 외에도 여러 기적이 있다.)
부활 : 티탄족에게 먹히고 남은 심장에서 재탄생 -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고 3일 후에 부활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니
세상의 어떤 이야기들도 역사적 맥락없이
땅에서 번쩍 솟아났다는 것은 믿을 수가 없다.

에우리피데스 비극 전집 2 - 10점
에우리피데스 지음, 천병희 옮김/도서출판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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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CA 2009/11/20 16:51 # 삭제 답글

    그런데 왜 그들 자신은 그런 생각을 못할까요?
    하긴 저도 제 자신을 잘 모르긴 해요. ㅡㅡ;;
  • 키튼 2009/11/21 10:56 #

    자기자신을 아는게 참 힘들죠. 쉽지 않은 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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