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파네스 - 아카르나이 구역민들. 책.

아리스토파네스 희극전집 1 - 10점
아리스토파네스 지음/도서출판 숲

B.C.425년 공연된 작품으로 20세의 아리스토파네스가 썼지만 연령 미달 때문에 칼리스트라토스가 연출한 작품이다. 현존하는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연대가 앞선다.

펠로폰네소스 전쟁 7년째. 전염병이 창궐해 많은 주민들이 죽었고, 펠로폰네소스군의 침략으로 황폐화된 농토 때문에 살아남은 주민들도 굶주리고 있다. 이런 상황을 보다 못한 신들이 암피테오스를 신의 사절로 보내 평화조약을 맺도록 시키지만, 스파르테로 떠날 여비가 없는 암피테오스는 아티케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

민회에 참석한 아티케 농부 디카이오폴리스는 도시의 평화에는 관심도 없고 자기 잇속 챙기기에 바쁜 장군과 사절단들의 모습을 보고 기대를 버린다. 그는 암피테오스에게 여비를 주며 자기 가족과 스파르테 사이에서만 평화조약을 맺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그 소원은 이루어진다. 농부가 사는 곳에는 이제 평화가 넘친다.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이 그의 집을 찾아와 배신자라는 죄목으로 돌로 쳐 죽이려 한다. 디카이오폴리스에게는 처형 전 마지막 연설이 허용되고, 그는 비극작가 에우리피데스(B.C.485~406)를 찾아가 허름한 옷과 지팡이 등 동정을 사기에 충분한 소도구를 빌려와 반대자들에게 변명을 시작한다.그 때 마침 찾아온 용장 라마코스의 위선을 폭로하자 반대자들은 디카이오폴로스의 휴전조약을 추인한다.

다른 곳은 전쟁 때문에 모든 무역이 막혔지만, 그의 집 주위에서는 자유롭게 물물교환이 이뤄진다. 메가라인은 그의 두 딸을 마늘, 소금과 바꾸고, 테바이인은 뱀장어를 아테네의 특산물 '밀고자'와 바꾼다. 그의 집에는 포도주가 흘러넘치고 개똥지빠귀, 뱀장어, 산토끼, 순대, 오징어 등 요리 냄새가 진동한다.

디카이오폴리스가 전투에 참가했다가 부상당한 라마코스를 한껏 조롱하며 주지육림에 빠진 채 평화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장면은 이 작품의 백미다.

라마코스          아아, 세상에 이럴 수가 있나!
                     이 쓰라린 고통! 소름이 돋는구나. 기구한 내 팔자!
                     나는 적의 창에 맞아 죽어가고 있구나!
                     그러나 내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내가 부상당한 모습을 보고는 디카이오폴리스가
                     내 불운을 비웃는 것이겠지.

디카이오폴리스  (양쪽에 창녀 한 명씩 끼고 등장하며) 아아, 세상에 이럴 수도 있구나!
                     이 젖가슴들! 마르멜루 열매처럼 탱탱하구나!
                     내게 진하게 키스해줘, 사랑스러운 것들.
                     한 명은 입술을 넓게 펴서 하고, 한 명은 깊숙히 해줘!
                     내 잔은 내가 먼저 비워야 하니까.

- 아리스토파네스, 아카르나이 구역민들, 1190~1200행

이 작품은 전쟁의 황폐함과 평화의 소중함에 대해 말한다. 물론 아리스토파네스는 점잖은 방법이 아닌 아주 짖궂은 방법으로 풀어내고 있지만 그렇다고 메시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전쟁을 사랑하던 라마코스는 이 작품이 공연된지 10년 후인 B.C.415년 아테네의 시칠리아 원정에 참가했다가 전사했다. 전쟁을 사랑했으니 그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죽음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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