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 파이돈. 책.

에우티프론,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 - 10점
플라톤 지음, 박종현 엮어 옮김/서광사


당당하게 변론을 한 후 사형을 언도받은 소크라테스는 죽마고우 크리톤의 탈옥 제안까지 거부한다. 마지막 날이 밝았다. 소크라테스는 친구와 제자들 앞에서 죽음의 의미와 혼의 불멸성에 대해 말한다. 철학자에게 죽음은 나쁜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이니 슬퍼하지 말 것이며, 혼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불멸하는 존재이니 혼을 보살피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제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그의 모습은 불행해 보이기보다 오히려 행복해 보인다. 

철학자는 지혜를 추구한다. 그것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성에 의해서만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불확실한 몸의 감각은 방해만 될 뿐이다. 몸을 떠나 혼의 정화가 필요하다. 그는 혼과 몸이 완벽하게 분리되어 혼이 정화될 수 있는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거부할 것이 환영해야 한다. 하지만 스스로 자신을 죽이는 것은 주인인 신에게 경건하지 못한 일이기 때문에 죽음의 순간이 다가올 때까지 기꺼이 기다려야 한다.

제자 케베스와 시미아스는 혼이 사멸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지 못한다. 소크라테스는 혼이 죽는 순간에 몸과 함께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몸과 분리되어 저승으로 이동한다고 말한다. 

대립되는 것들은 대립되는 것들에서 생긴다. 큰 것은 작은 것에서부터 생기고, 뜨거운 것은 찬 것에서부터 생긴다. 죽음은 삶에서부터 생기고, 삶은 죽음에서부터 생긴다. 삶이 죽음에서부터 생긴다고 하는 것은 혼의 상기설로도 증명된다. 우리가 태어나서 처음 본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까닭은 혼이 이미 그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며, 이것은 우리가 태어나기 이전에 혼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한다.

두 제자는 여전히 미심쩍다. 혼이 태어나기 이전에 존재하고 있다고 해서 사후에 소멸하지 않는 것까지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몸은 인간적인 것을 닮아 사멸하지만, 혼은 신적인 것을 닮아 불멸한다고 말한다.

몸은 눈으로 볼 수 있고, 인간적이며, 사멸하며, 여러 모습이며, 해체되는 것을 닮았고, 혼은 지성에 의해서만 볼 수 있고, 신적이며, 죽지 아니하며, 한가지 보임새이며, 해체되지 않는 것을 닮았다. 철학자의 혼은 살아있을 때 몸의 쾌락을 멀리하고 혼의 순수함을 추구했기 때문에 몸과 분리된 후에 쉽게 신들의 곁으로 간다. 현실의 쾌락을 추구했던 혼은 몸과 너무도 밀접했던 나머지 죽은 후에도 쉽게 몸과 버리지 못하고 묘비나 무덤들 주변을 맴돌게 된다.

두 제자가 마지막으로 궁금증을 제기한다. 시미아스는 리라와 현이 조율되어 조화된 것이 음악을 만들어내듯이 몸의 조율되어 조화된 것이 영혼이며, 리라와 현이 조율되어 조화되지 못하면 음악이 사라지듯이 병걸린 몸에서 부조화된 영혼은 소멸될 것이라고 말한다. 케베스는 직물 짜는 사람이 자기가 짠 대부분의 옷보다는 오래 살지만 그가 짠 마지막 옷보다는 오래 살지 못하듯이, 영혼이 윤회를 해 여러차례 거듭나더라도 마지막 몸보다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좌중은 싸늘해지지만, 소크라테스는 침착하게 다음과 같이 답변한다.
 
리라와 현, 음악은 조화 이전에 이미 존재하는 것이며 조화는 맨 나중에 이루어지고 맨 먼저 소멸된다. 이처럼 몸과 혼이 먼저 존재하고 그것의 조화는 맨 나중에 이루어지는 것다. 또한 이전에 동의했던 것처럼 상기설에 의하면 혼은 몸보다 먼저 존재하고 있었다.

눈은 ‘차가운 것 자체’를 안에 가지고 있다. 불은 ‘뜨거운 것 자체’를 안에 가지고 있다. 눈은 ‘뜨거운 것 자체’가 다가오면 녹아서 소멸하고 그 안에 있던 ‘차가운 것 자체’는 어디론가 이동한다. 모든 것이 살아있는 것은 그 안에 혼이 들어있기 때문인데, 그것은 혼이 ‘생명 자체’를 안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죽음이 닥칠 경우 그의 사멸하는 부분인 몸은 죽지만 죽지 않는 부분인 혼은 죽음에 그 자리를 내어주고 온전한 상태로 불멸하는 것으로 떠나간다. 죽지 않는 것은 파괴되지도 사멸되지도 않는다.

제자들의 궁금증을 모두 해결하고 난 후에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그의 주검을 씻기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손수 목욕까지 한다. 독배를 받아 침착하고 편안하게 잔이 빌 때까지 마신다. 독기운이 발을, 종아리를, 다리를, 배를 지나 심장까지 삼킨다. 마지막에 그는 몸을 떨었다. 이것이 “우리가 당대에 알게 된 사람들 가운데서 가장 훌륭하였으며, 그 밖에도 가장 지혜로웠으며 가장 올발랐다고 우리가 말해야 할 그런 분의 최후”였다.

"혼이 과연 죽지 않는 것이라면, 그 보살핌이야말로
 비단 우리가 살고 있다고 하는 이 기간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모든 때를 위해서 요구되네." (107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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