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 메논. 책.


‘메논’은 ‘[사람으로서의] 훌륭함(arete)’에 대한 대화편이다. B.C.404년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패배한 아테네에는 친스파르타파 30인에 의한 참주정치가 실시되었다. 이듬해 아니토스와 트라시불로스 등의 민주파가 이들을 몰아내고 민주정을 회복했지만 그들 역시도 훌륭한 것만은 아니었다. B.C.402년 메논이 아니토스의 집에 손님으로 와있었다. 19세의 메논은 67세의 소크라테스에게 ‘훌륭함이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 30년 전 소크라테스가 프로타고라스에게 던졌던 그 질문이었다.

소크라테스는 ‘훌륭함’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자고 제안했다. 메논은 자신만만하게 남자, 여자, 아이, 노인 등 상황에 맞는 여러 개의 훌륭함들이 있다고 답했다. 소크라테스가 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성이 뭐냐고 압박을 가하자 메논은 여지없이 당혹스러움(aporia)에 처했다.

메논은 지금 자신도 모르고 소크라테스도 모르는 것을 실제로 만났을 때는 어떻게 알아볼 것이냐고 반문했다. 소크라테스는 우리가 배우는 것은 실제로는 우리의 혼이 전생에서 배웠던 것을 상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아무 것도 몰랐던 메논의 노예가 소크라테스의 질문을 따라가며 스스로 답변을 찾아내는 모습을 보자 메논은 상기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소크라테스는 만약 훌륭함이 앎(지혜: episteme)과 관련된 것이라면 가르쳐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가정했다. 훌륭함은 좋은 것이고 이로운 것이다. 이로운 것은 앎의 선도를 받아야 한다. 훌륭함이 이로운 것이라면 앎의 선도를 받아야 할 것이다. 훌륭함이 앎과 관련되었다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은 아니다. 앎을 얻기 위해서는 배움을 통해서 전생의 기억을 상기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훌륭함이 앎과 관련되었다면 그것을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대화를 지켜보던 아니토스에게 훌륭함을 가르치는 사람을 아느냐고 물었다. 아니토스는 일상적으로 훌륭한 사람들이라 여겨지던 소피스테스들은 소크라테스와 마찬가지로 인정하지 않았다. 대신 아니토스는 그와 같은 정치가인 테미스토클레스와 아리스테이데스, 페리클레스, 투키디데스 등이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소크라테스는 그들의 아들들이 그들의 훌륭함을 배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훌륭함이 가르칠 수 없는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아니토스는 이것을 자신을 무시한 처사로 오해하고 심하게 화를 냈다. (이로부터 3년 후인 B.C.399년 아니토스가 소크라테스를 고발했고 소크라테스는 처형당했다.)

드디어 훌륭함을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훌륭함은 앎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로운 것은 앎(지혜: episteme) 뿐만 아니라 옳은 판단(바른 의견: orthe doxa)에 의해서도 달성될 수 있다. 훌륭함이 앎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옳은 판단과 관련된 것일 것이다. 훌륭한 정치가들은 예언가들처럼 비범하며 신들린 상태에서 영감을 얻어 옳은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그들의 능력은 누구에게도 전달될 수 없었다. 이것은 앎이 아니라 신적인 섭리(theia moira)에 의해서 주어진 것이었기 때문이다.

메논은 ‘훌륭함이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인지’ 물었다. 소크라테스는 훌륭함은 앎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가르쳐질 수 없고, 훌륭함은 옳은 판단과 관련된 것이므로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고 답했다. [사람으로서의] 훌륭함은 사람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 신에게 달려 있다. 어느 순간 신이 한 사람에게 임할 때 그는 옳은 판단을 내리게 되고 훌륭하게 된다. 그렇다고 마냥 신이 오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다. 인간이 해야 할 일은 참된 앎(지혜)을 얻기 위한 노력을 통해서 신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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