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의 은둔 생활. 메모.

"저녁에는 집에 돌아와서 서재에 들어갑니다. 들어가기 전에 저는 하루 종일 입었던 진흙과 먼지가 묻은 옷을 벗고 궁정에서 입는 옷으로 정장을 합니다. 그렇게 적절하게 단장한 후 옛 선조들의 궁정에 들어가면 그들은 저를 반깁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저만의, 그 때문에 제가 태어난 음식을 먹습니다. 저는 그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며, 그들의 행적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있으면 그 이유를 캐묻습니다. 그들은 친절하게 답변을 합니다. 네 시간 동안 거의 지루함을 느끼지 않으며, 모든 근심과 가난의 두려움을 잊습니다. 죽음도 더 이상 저를 두렵게 하지 않습니다. 저 자신을 완전히 선조들에게 맡깁니다.
 우리가 읽은 것을 기록해놓지 않으면 지식이란 있을 수 없다고 단테가 말했기 때문에, 저는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얻은 성과를 기록해서 <군주국에 관하여>라는 소책자를 썼습니다."
-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프란체스코 베토리에게 보낸 편지(1513년 12월 10일)

"내가 설명하는 것에 그대의 마음을 열고
그 안에 집중하시오. 간직하지 못하고
이해한 것은 지식이 되지 않으니까요."
- 단테, 신곡, 김운찬 역, 천국, 5:40-42

"일단 문자를 배웠으면 언제까지나 인생에서 가장 낮은 맨 앞자리에 앉아 4학급이나 5학급의
한 음절로 된 말이나 되뇌고 있을 게 아니라 최고의 문학작품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콩코드 땅이 지금껏 배출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현명한 이들과 교제하고 싶다.
내가 플라톤의 명성을 듣고도 그의 책을 읽지 않을까? 마치 플라톤이 우리 마을 사람인데
나는 그 사람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는 듯이, 또는 바로 내 이웃에 살고 있는데 그의
지혜로운 말을 들어 보지도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다는 듯이 말이다. 그러나 실제는 어떤가?
불멸의 지혜가 담긴 그의 '대화록'이 바로 옆 선반에 꽂혀 있는데도 그 책을 읽지 않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상스럽고 비천한 삶을 영위하는 무식한 인간이다..... 우리는 고대의 훌륭한 사람들만큼
뛰어나야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이 얼마나 뛰어난가부터 알아야 할 것이다."
- 헨리 데이빗 소로, 월든, 한기찬 역, p. 126.

* 단테가 피렌체에서 추방된 후 <신곡>을 썼듯이 마키아벨리는 공직에서 해임된 후 <군주론>을 썼다. 그들의 삶이 평생 성공적이었더라면 두 걸작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하루의 일을 마치고 몸을 정갈하게 한 후 책을 읽었다. 그가 몰락하자 친구들은 떠났지만, 리비우스, 티불루스, 오비디우스, 단테, 페트라르카는 무력한 그를 여전히 반겨주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들고 읽어라!(Tolle Lege)'고 말했고 마키아벨리는 읽고 기록했다. 그에게는 책을 읽고 쓰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덧글

  • 글로 2011/09/12 02:39 # 답글

    오매 좋아 죽겠네요 ㅠ
  • 키튼 2011/09/12 16:01 #

    멍하니 밤을 보내다 저 부분이 떠올랐습니다. 속의 세계에서 성의 세계로 들어가는 부분이 아름답습니다.
  • 네비아찌 2011/09/12 11:16 # 답글

    독서에 대해 이만큼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표현한 글이 또 얼마나 있을까요...
  • 키튼 2011/09/12 16:15 #

    개인의 불행이 인류에게는 행복이 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죠. 이럴 때마다 운명의 신이 가차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 엘러리퀸 2011/09/12 18:31 # 답글

    공자도 조금 비슷한것 같고, 사마천도 어느정도 비슷한 거 같은..(다만 사마천은 좀더 큰 불행을..--;)
  • 키튼 2011/09/13 01:38 #

    헤로도토스, 투키디데스, 크세노폰, 세네카, 정약용, 김정희. 모두 추방당하고 유배당한 사람들이죠. 그러고보니 운명은 아무에게나 시련을 주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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