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 기독교 성서의 이해. 책.

기독교 성서의 이해 - 10점
김용옥(도올) 지음/통나무

도올은 말한다. 역사적 예수의 존재보다 예수의 말씀이 중요하다. 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밀라노 칙령 이후 기독교는 황제교로 변했다. 예수의 말씀이 변질된 중세 기독교사보다 충실히 보존되어 있던 초기 기독교사가 더 중요하다. 367년 아타나시우스의 27서 정경 목록 발표 이전에는 정경과 외경의 구분이 없었다. 초기 기독교사를 연구하는 데 정경이라는 족쇄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70년 로마가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성전을 파괴할 때 쿰란 공동체의 엣세네파가 숨겼던 사해 문서와 367년 아타나시우스의 발표 이후 이집트의 파코미우스(290-346)를 따르던 승려들이 숨겼던 나그 함마디 문서는 초기 기독교사 연구에 아주 중요하다. 정경이라는 허울에 얽매여 멀리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철저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 저자가 나그 함마디 문서 속 ‘도마 복음’에 주목하는 이유도 다른 복음서들과는 달리 예수 생애에 대한 내러티브가 빠진 예수의 말씀만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울은 복음서를 읽지 못했다. 바울 서한이 복음서보다 먼저 작성되었기 때문이다. 바울 서한 이후 복음 전파의 목적으로 마가, 마태, 누가, 요한이 복음을 기록했다. 150년경 마르시온(85-160)은 누가 복음과 10개의 바울 서한으로 이루어진 11서 정경 체제를 마련했다. 그는 구약과의 단절을 강조해 신약의 정립을 위해 구약이 절실하게 필요했던 로마 교회와 충돌했다. 로마 교회는 그를 이단으로 간주해 추방했다. 4세기 동방교회에서는 마르시온의 정경 작업에 대한 반동으로 23서 정경 체제를 성립했다. 이 정경 목록을 발견한 이탈리아인 무라토리(1672-1750)의 이름을 따 ‘무라토리 정경’이라 부른다.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는 예수가 인간이라는 아리우스(250-336)와 성자와 성부와 성령이 일체라는 알렉산드리아 주교 알렉산더의 의견이 충돌했다. 동방교회에서는 아리우스를, 서방교회에서는 알렉산더를 지지했다. 콘스탄티누스도 알렉산더를 지지했다. 알렉산더가 죽고 아타나시우스(293-373)가 알렉산드리아 주교가 되었다. 이후 50년 간의 지난한 권력 투쟁이 이어졌다. 황제가 바뀔 때마다 아리우스파가 힘을 얻기도 아타나시우스파가 힘을 얻기도 하였다. 결국 로마를 중심으로 한 서방교회의 지지를 받은 아타나시우스가 승리했다. 367년 부활절 날 74세의 아타나시우스는 27서 정경 목록을 발표했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힌 지 300년이 지나서야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신약 성서의 모습이 이루어진 것이다.

27서 정경 목록이 정해지고 제롬(347-419)은 384년에 4대 복음서를 그리스어에서 라틴어로, 405년에 구약 성서를 히브리어에서 라틴어로 번역했다. 이것을 통속어인 라틴어로 씌어졌다 해서 ‘불가타(Vulgate) 성서’라 부른다. 에라스무스(1466-1536)는 몇 개의 그리스어 사본 단편을 가지고 있었지만 불완전했다. 그래서 모자라는 부분을 라틴어 성서에서 그리스어로 다시 번역했다. 1516년 에라스무스는 그리스어 성서를 편찬해 인쇄 출판했다. 이것을 저본으로 해서 1522년 루터(1483-1546)가 독일어 성서를 펴냈다. 1611년 잉글랜드의 제임스 1세는 에라스무스의 그리스어 성서를 발전시킨 테오도르 베짜의 판본을 저본으로 사용해 영어 성서를 펴냈다. 1883년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선교사 존 로스는 최초의 한국어판 누가복음을 펴냈다.

이렇게 구구절절히 성서 성립의 역사를 언급하는 것은 성서가 한글자, 한획도 바꿀 수 없는 고정된 판본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다. 성서는 예수의 기쁜 말씀을 전하기 위해 인간이 2천 년 동안 기록해온 책이며, 지금 발견된 것들보다 더 이전의 자료들이 발견되면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마음을 어지럽히는 수많은 자료들 속에서 예수가 전하고자 한 말씀이 무엇인지, 그 핵심을 발견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도들이나 교부들의 말이 아니라 예수의 말씀이 가장 중요하다. 초기 기독교사 연구는 경시되어서도 멈추어서도 안된다.

덧글

  • 삐리삐릿 2011/10/31 16:10 # 답글

    원본이란게 떡 하니 존재해서 올바른 번역본이 았으면 좋겠네요.우린 어쩌면 1700년 동안 일부분만 믿어온것 같아서 아쉬움이..
  • 키튼 2011/10/31 16:20 #

    "원본이란게 떡 하니" 없는 상황에서 정경, 외경, 위경이라고 나누어 겁 줄 생각만 하지 말고, 초기 기독교사에 대해 올바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교계에서 적극 지원해줬으면 좋겠네요. 물론 그들 입장에선 연구하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보다 군말없이 십일조 재깍재깍 입금하는 교인들이 더 소중하겠죠.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 다된줄착각 2011/11/21 04:59 # 삭제 답글

    공해로 걱정하는 것은 비단 자연적 물질적 환경만이 아니다. 정신적 공해는 더 크고 심각한 문제이다. 이 시대의 정신적 혼돈을 잘 보여 주는 단적인 예가 도올의 공해이다. 물론 쓸 만한 소리들도 제법ㅂ 있기에 많은 사람이 열괄하는 것이지만 냉철히 보면 그는 한 마디로 잡다한 많은 지식들을 머리에 쑤쎠 다았다가 술 취한 자 같이 정신 없이 토해 낼 뿐 학술적 전문 가치를 말할 만한 계게가 되지 못한다고 하겠다. 그의 지껄임을 듣고 시간 낭비 말고 기본에 충실하게 고전들부터 천천히 읽어 나가는 젊은이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가 말하는 주제들을 조금 깊이 살펴보면 그는 전문적인 이해의 개론도 제대로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독교에 대해서 정통 기독교가 그가 말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는지 한 번 제대로 된 신학자들이나 목회자들의 생각을 알아보라.
  • 키튼 2011/11/21 13:29 #

    1. 왜 도올의 의견이 공해인지 말씀해주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2. 현재 관주해설 성경을 읽고 있습니다. 시간 낭비하지 않을 "기본에 충실한 고전들"이 무엇인지 소개해 주세요. 저도 천천히 읽어 나가고 싶습니다.
    3. 정통 기독교는 사실만 적시해 비판해도 무시당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군요. 초기 기독교사 연구가 중요하다는 주장에 어떤 타당한 반론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대로 된 신학자들이나 목회자들의 생각을" 말해주시거나 책을 소개해주세요.
    4. 부탁인데 남에게 조언하기 전에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먼저 아닐까요? 자기만 옳다고 생각하면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았던 유대교 율법학자들과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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