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exaiphnes). 메모.

 그러니 이제 할 수 있는 한 최대의 주의를 기울이도록 노력해 보세요. 아름다운 것들을 차례차례 올바로 바라보면서 에로스 관련 일들에 대해 여기까지 인도된 자라면 이제 에로스 관련 일들의 끝점에 도달하여 갑자기 본성상 아름다운 어떤 놀라운 것을 직관하게 될 것입니다. 소크라테스, 앞서의 모든 노고들의 최종 목표이기도 했던 게 바로 이겁니다.(플라톤, 향연, 210e)

 소크라테스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을 때 나머지 사람들은 칭찬하는데 아리스토파네스는 무슨 말인가 하려고 했다네. 소크라테스 선생님이 이야기 중에 그의 이야기에 관해 언급한 게 있었기 때문이지. 그런데 갑자기 바깥문을 두드리는 큰 소리가 났는데 주흥에 겨워 노니는 자들이 그러는가 싶은 소리였고, 이어 피리 부는 소녀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하네.(플라톤, 향연, 212c)

 알키비아데스가 말하면서 동시에 몸을 돌려 소크라테스 선생님을 보게 되었고, 보자마자 벌떡 일어나면서 말했다네. "헤라클레스시여! 이게 무슨 일인가? 여기 소크라테스 선생님이 와 계시네! 또 숨어서 절 기다리고 계시는군요. 선생님이 계시리라고는 도통 생각도 못한 곳에 갑자기 나타나곤 하시던 평소의 습관대로 말입니다. 그래 지금은 무슨 일로 오셨나요? 왜 또, 여기 앉아 계시나요? 아리스토파네스 옆도 아니고 우스운 자이거나 그런 자가 되기를 바라는 어떤 사람 옆도 아니고, 이 안에 있는 사람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사람 곁에 앉으시려고 수를 쓰셨는데 말입니다."(플라톤, 향연, 213b~c)

 그러고는 아가톤이 소크라테스 선생님 곁에 가 앉기 위해 일어서고 있었다네. 그런데 갑자기 주흥에 겨워 노니는 자들이 무척이나 많이 문가에 왔는데, 누군가가 막 나가고 있는 바람에 그 문이 열려 있는 걸 보게 되자 그들이 막바로 자기들 곁으로 들어와서 앉으려 했다고 하네. 사방이 온통 북새통이 되었고 이젠 더 이상 그 어떤 질서도 없이 모두가 엄청 많은 술을 강제로 마실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하네.(플라톤, 향연, 223b)

* 에로스는 아름다운 것(좋은 것)이 늘 자신에게 있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아름다운 것(좋은 것)은 한순간 곁에 머물 수는 있지만, 아름답지 않은 것(좋지 않은 것)이 끊임없이 방해를 하기 때문에 그것에 계속 머물기는 힘들다. 아가톤(agathon, '훌륭한 자'라는 뜻)이 소크라테스의 곁에 머물고 있었으나, 알키비아데스 때문에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아가톤이 다시 소크라테스 곁에 가려고 했으나 주흥에 겨워 노니는 자들 때문에 쉽게 갈 수 없었다. 에로스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지 않아 늘 아름다운 것을 그리워한다. 소크라테스는 이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어 아름다운 것을 그리워하지 않았지만, 비슷한 아름다운 것(agathon)들은 늘 그의 곁에 있고 싶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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