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먼 멜빌 - 모비 딕. 책.

<1권>

“내게는 땡전 한 닢 없었고, 뭍에서 하는 일에는 이렇다 할 흥미를 느끼지 못했으므로, 잠시 배를 타고 세계의 해양을 두루 돌아보리라 마음먹었다. 이 방법은 내 마음 속에 도사린 우울증을 몰아 내고 혈기를 되찾는 유일한 길이었다.”(p.25)

“의심할 나위 없이 이번에 내가 포경 항해에 나간다는 것은 까마득한 옛날에 작성된 신의 섭리의 웅대한 예정표의 일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리라. 이것은 더욱 큰 대연주 사이에 낀 일종의 짤막한 간주곡이거나 독주로서 삽입된 것이다.”(p.30)

“모든 동기 중 중요한 것은, 그 거대한 고래에 대한 압도적인 경탄의 마음이었다.”(p.31)

“나는 늘 멀리 떨어진 세계에 대해서 영원한 갈망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나는 감히 갈 수 없는 바다를 항해하고, 또 야만인들이 사는 해안에 상륙하는 것을 좋아한다.”(p.31)

“사람은 누구나 한 침대에서 둘이 자는 것을 좋아하지 않느다. 피를 나눈 형제일지라도 같이 자는 것은 싫어한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사람이란 잘 때는 혼자 자기를 더 좋아하는 법이다.”(p.42)

“한동안 나의 예절은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했다.”(p.56)

“자신에게 남을 웃길 만한 무엇을 지니고 있는 사람은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하는 장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p.58)

“세상을 널리 겪어 본 사람들은 몸가짐에 여유가 있고, 여러 사람 앞에서도 침착하다고 한다.”(p.59)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무슨일이건 냉정히 한다는 것은 신사적이라고 볼 수 있다.”(p.60)

“뉴베드퍼드에서는 아버지는 딸에게 혼숫감으로 고래를 주고, 조카들에게는 몇 마리의 돌고래를 나누어 준다는 말이 있다.”(p.63)

“보트에 구멍이 뚫리면 불멸의 존재로까지 승진하는 셈이 된다. 그래, 이 포경업에는 죽음이 따르겠지 - 말할 틈도 없이 삽시간에 인간을 영원으로 내던지고 만다.”(p.67)

“결론은 내 육체를 빼앗고자 하는 자는 누구든 빼앗아 가라는 말이다. 그것은 내가 아니니까. 그래서 낸터켓행을 환영한다. 보트가 산산 조각이 나건 육체가 산산이 부서지건 아랑곳하지 않겠다. 내 영혼을 산산이 조각내는 것은 주피터 신도 할 수 없는 노릇이니까.”(p.67)

“세상이란 항해중에 있는 한 척의 배이며, 그 항해는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설교단은 바로 그 배의 뱃머리다.”(p.70)

“하느님께 복종한다면 우리는 우리들 자신에 불복해야 합니다. 하느님께 복종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우리들 자신에 불복해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p.73)

”’아아, 내 양심도 이처럼 되어 있는 거다. 똑바로 위쪽을 향해 내 마음 속에서 불타고 있지만, 내 영혼의 방은 모조리 비뚤어져 버렸다.’”(p.76)

“양심은 상처이며, 이 상처의 출혈을 멈추는 방법은 이 세상에는 없기 때문입니다.”(p.76)

“이단자의 태도에는 그의 이상한 모습으로도 결코 손상될 수 없는 숭고한 무엇이 깃들여 있었다. 그는 여태까지 한 번도 굽신거리든가 채무에 허덕인 일이 없는 것 같았다.”(p.83)

“끽연이 끝나자 이마를 내 이마에 갖다 대고 내 허리를 꼭 껴안고는, 이제부터 우리는 부부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그의 고향 말로 하면 진정한 친구라는 것으로, 필요하면 나를 위해서 기꺼이 목숨을 바치겠다는 뜻이었다.”(p.86)

“늙은이는 대개 잠이 없는 법이다. 생명과의 연계가 길면 길수록 죽음을 생각게 하는 것과는 조금이라도 관계를 맺고 싶지 않기 때문이리라.”(p.171)

“갑판에 금이 갈 때는 그 위에 무거운 것이 실려 있는 증거인데, 저 사람의 마음에도 틀림없이 무슨 무거운 것이 얹혀 있을 거야. 지금도 하루에 세 시간밖에 잠자리에 들지 않고, 그 동안에도 눈을 뜨고 있을 테니 말이다.”(p.173)

”(혹등고래) 고래 중에서는 가장 놀기 좋아하고, 유쾌하며, 대체로 다른 어떤 고래보다 힘차게 하얀 물거품을 뿜어 울리며 뛰논다.”(p.187)

”(만세돌고래) 늘 활기있게 무리를 지어 헤엄치며, 넓은 바다 위에 마치 독립기념일에 군중이 모자를 던지듯 하늘 높이 뛰오오르기 때문이다….이 활기찬 물고기를 보고서도 만세를 부르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천진난만한 쾌활성이 결여된 증거라 하겠다.”(p.191)

”(참고래돌고래) 등에는 지느러미가 없고(다른 돌고래는 대개 갖고 있다), 예쁜 꼬리를 갖고 있으며, 개암나무 빛깔의 눈은 인디언의 눈 같은 애수를 간직하고 있다.”(p.192)

“조그만 건물은 첫 번째 건축가의 손에 의해 완성될지 모르지만, 거대한 건축물, 그 명성에 어울리는 건축물은 마지막 갓돌을 후세에 남겨 두는 법이다. 신이여, 나로 하여금 완성을 모르게 하소서! 이 글도 한갓 초안일 뿐이다. 아, 시간과 힘과 돈, 그리고 인내여!”(p.193)

“에이허브! 그대를 위대하게 하는 것은 하늘에서 잡아 오는 것, 바닷속에 들어가 따오는 것, 형체 없는 허공에 그려 내는 것이라야 한다!”(p.196)

“평화와 만족은 영원히 자기 위장에서 떠나버렸다고 그는 생각한다….영광의 헛됨이여! 인생의 어리석음이여!”(p.200)

“거인은 쇠고기와 빵만으로 육성되는 것은 아니다.”(p.202)

“이 남해의 포경 항해에 있어 대부분의 날은 숭고한 평온 속에 지나갈 뿐, 소문도 듣지 않고, 신문도 읽지 않고, 평범한 일을 대서특필한 호외에 속아 넘어가 고연한 흥분한 사로잡히는 일도 없다. 가정의 여러 가지 알력, 채권의 실효, 주가의 폭락, 이런 것은 모두 딴 세계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저녁에는 무엇을 먹을까 하는 생각에 고민하지도 않는다. 3년간이건 더 길건 세 끼의 식사는 통속에 넣어 두고 있으며, 메뉴는 일정하다.”(p.206)

“매혹에 가득 찬 잠잠함”(p.208)

“그렇다! 나는 어디까지나 그놈을 쫓아갈 테다! 희망봉이건, 케이프혼이건, 노르웨이의 큰 소용돌이건, 지옥의 불꽃이건 나는 단념하지 않겠다.”(p.215)

“나를 보고 신을 모독한다는 따위의 말을 하지 말라. 스타벅, 모욕을 당하면 태양이라도 때려부술 나다.”(p.216)

“아아, 훈계여, 경고여, 그대들은 왜 찾아왔다가는 곧 사라지고 마는가? 그러나 저 그림자 같은 것, 그것은 오히려 경고라보다 오히려 전조일 것이다. 밝혀 주는 것의 목소리가 아닐까. 외부의 것이 우리를 강요하지 않을 때에도 우리 안에 있는 심오한 필연이 여전히 우리를 앞으로 몰아 내는 것이다.”(p.218)

“우리가 모비 딕을 죽이지 않는다면 하느님이 우리를 죽여도 좋다!”(p.220)

“아무리 아름다운 것이라도 이를 향락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괴로울 뿐이다. 나는 높은 지능을 부여받았건만, 얕은 향락을 즐기는 힘이 결여되어 있다. 이처럼 교묘하게 악성적으로 심술궂게 저주받은 자가 또 있을까! 낙원의 한가운데서 저주를 받고 서 있다니! 안녕, 안녕히!”(p.222)

“이 고래에 초자연적인 공포가 따르게 된 것은 그 상식을 초월하는 거대한 몸체도 아니고,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빛깔도 아니고, 또는 보기 흉하게 일그러진 아래턱도 아니며, 오히려 그가 공격할 때 보이는 이것은 여러 차례 증언되었는데 -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그 교활함에 있었다.”(p.240)

“죽음을 무릅쓰고 그를 추격하던 고래잡이들이 부서진 보트의 조각이나 찢겨져 가라앉은 동료들의 팔다리 사이를 지나 백경의 무시무시한 분노와 같은 흰 거품 이는 바다에서 헤엄쳐 나와 속상할 정도로 화창하게, 마치 생일이나 결혼을 축하하듯이 미소를 던지는 햇빛 아래 도착했을 때, 그들의 마음이 얼마나 미칠 듯한 분노에 불타올랐을 것인가는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p.241)

“그 복수심에 있어 더욱 두려운 것은 에이허브가 자기의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자기의 모든 지적, 정신적 고뇌까지도 다 모비 딕과 결부시키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p.241)

“그는 아담 이래 전인류가 느껴 온 모든 분노와 증오를 한데 합쳐서, 자기의 가슴을 박격포로 작열하는 심장의 포탄을 그 고래의 흰 육봉을 향해 발사했던 것이다.”(p.242)

“인간의 광기는 종종 아주 교활하여 마치 고양이를 생각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 사라졌다고 생각했으나, 그것이 더 포착하기 어려운 형태로 모습을 바꾼데 지나지 않은 수가 있다.”(p.243)

“심원한 것을 통속화하는 것은 헛된 일이며, 게다가 진리는 모두 심원한 것이다.”(p.243)

“리마는 하얀 베일을 걸치고 있기 때문이며, 이 비애의 흰 색조에 한결 더한 공포가 깃들여 있는 것이다.”(p.252)

“그러나 당신은 말할 것이다. 백색에 대한 이 창백한 한 장은 겁에 질린 마음이 내건 흰 깃발에 지나지 않는다, 이슈마엘, 너는 우울증에 항복하고 만 것이라고.”(p.253)

“이 눈에 보이는 세계는 여러 가지 양상에 비추어 보아 사랑에 의해 형성되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세게는 공포에 의해 형성되어 있음에 틀림없다.”(p.254)

“신성이 주어진 자연의 색채도 마치 매춘부의 화장처럼 그 부닐한 매혹 뒤에는 시체 안치소가 숨겨져 있다.”(p.255)

“모든 것을 상징하는 것, 그것은 바로 흰빛의 고래다! 그런데도 여러분은 이 광적인 추적을 이상하다 할 것인가?”(p.255)

“에이허브가 그의 목적을 이룰 기회라는 것은 우연한, 선례에 따른, 요행을 바라는 것에 지나지 않았고, 그 요행이 보다 확실한 것이 되어, 에이허브가 기대하듯이 거의 틀림없다고 할 정도의 확실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시기와 장소가 결정되지 않으면 안 되었다.”(p.261)

“이러한 모든 것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신중하고도 냉정히 생각해 보면 이야말로 미친 것처럼 생각되는 것이다. 끝없이 넓은 바다에서 단 한 마리의 고래를 찾는 것이다. 운이 좋아 설사 만난다 하더라도 그것이 그놈이라고 인정하는 일이 마치 사람이 우글거리는 콘스탄티노플의 네거리에서 흰 수염의 이슬람교 율법학자를 찾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p.262)

“그는 손을 움켜쥔 채 잠들며, 잠이 깨면 그 손바닥에 못질을 한 듯이 피로 물든 손톱을 보고 있다.”(p.263)

“몸 안에서 지옥이 크게 입을 벌리면 - 그 사나운 부르짖음은 배 전체에 울리고, 에이허브는 눈을 번쩍이면서 마치 불붙고 있는 침대에서 도망쳐 나오듯이, 그의 선실에서 뛰쳐나가는 것이었다.”(p.263)

“인간이라는 피조물은 그 불변의 본질적 체질에 있어서는 천박한 것이라고 에이허브는 생각했다.”(p.277)

“향유고래는 시계의 똑딱 소리처럼 조금도 어김없이 규칙적으로 물을 뿜는다.”(p.280)

“향유고래, 향유고래만이 목표란 말이야! 여하튼 이것은 의무니까. 의무와 이익이 함께 타고 있는 거야.”(p.284)

“참으로 격정과 허영이 이 관대하기 그지없는 대지 위에서 발버둥친다 해도, 그 때문에 시간의 흐름과 네 계절의 운행을 조금도 변경하지 않는 대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p.287)

“다만 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나운 바다에 사는 이단의 상어 떼라면, 에이허브의 회오리 바람을 일으킨 이마, 살육의 불꽃이 타는 시뻘건 눈, 거품을 문 입으로 먹이에 덤벼든 그 때 그가 한 말에 귀를 기울였을지도 모른다.”(p.289)

“처음으로 아내의 가슴에서 떠나 작열하는 전투에 뛰어든 신병이라 해도, 또 처음으로 저승을 여행하며 낯선 유령을 만난 죽은 자의 영혼이라 해도, 처음으로 향유고래를 쫓아 그 요사하게 들끓는 거센 파도권 안에 저어 들어간 사나이들만큼 기괴하고 강렬한 감정을 체험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p.291)

“동시에 그들의 귀도 쉰 마리의 코끼리가 잠자리에서 일제히 일어나 뒹구는 것과도 같은 무시무시한 소리를 들었다.”(p.291)

“보트에서 바람을 가르는 짤막한 소리가 났다. 퀴퀘그가 작살을 날린 것이다. 순간 천지가 동요하는 소음과 함께 보트는 뒤로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 떠밀려 마치 암초에 부딪힌 것 같은 충격을 받고, 동시에 돛은 산산이 찢어져 떨어지고 뜨거운 수증기가 바로 옆에서 분출하고, 배 밑에서는 지진과 같은 심한 충격이 일어났다. 전 선원은 거의 질식한 것처럼 내휘둘리다가 몽롱한 우윳빛 질풍 속에 내던져지고 말았다.질풍과 고래와 작살과 - 이것이 하나가 되어 미친 듯이 날뛰었다. 그리고 고래는 작살에 스치기만 한 채 도망쳐버리고 말았다.”(p.292)

“우리가 인생이라고 일컫는 이 이상하고도 착잡한 일에 있어, 때로는 기묘하게도 어떤 인간은 이 우주 전체를 일장이 거대한 농담이라고 생각하며, 그 농담이 함축하는 뜻 같은 걸 다만 희미하게 알 뿐, 이 농담에서 골탕먹는 것은 자기뿐이지 다른 누구도 아니라는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p.293)

“이 자유분방하고 태평하고 상냥하고 자포자기적인 철학을 낳게 하는 데는 이 고래잡이의 위험에 비할 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로서도 이와 같은 철학을 갖고 피쿼드 호의 전 항해와 그 목적물인 거대한 백경을 바라보았던 것이다.”(p.294)

“자아, 이제는 - 나는 자신도 모르게 소매를 걷어올리며 생각했다 - 이제는 냉정하게 죽음과 파멸의 구렁으로 뛰어들어갈 용의가 되어 있다. 자아, 무엇이건 덤벼라.”(p.297)

” “물뿜기다!” 최후의 심판을 알리는 나팔 소리가 울려 퍼졌다고 한들 선원들은 이때처럼 몸을 떨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공포이 떨림이 아니라 환희의 떨림이었던 것이다.”(p.300)

“그의 성한 한쪽 다리는 생기에 찬 울림을 갑판 위에 울리고 있었으나, 죽은 한쪽 다리는 걸을 때마다 관뚜껑에 못을 박는 망치 소리를 냈다. 이 노인은 삶과 죽음의 두 세계를 걷고 있었다.”(p.301)

“참으로 무서운 노인이다! 스타벅은 몸서리치며 생각했다. 이 폭풍 속에서 잠을 자면서도 꼼짝않고 자기의 목표를 노려보고 있다니!”(p.305)

“세계일주! 이 말에는 자랑스런 감정을 돋우는 울림은 있다. 세계를 주항해서 도대체 어디에 닿는단 말인가? 수없이 많은 위험을 넘어 우리가 출발했던 그 지점에 당도한다는 것뿐이 아닌가. 우리가 뒤에 남겨 두고 온 그 곳만이 늘 우리들 앞에 있는 것이다.”(p.306)

“바다에서건 어디서건 이 세상에서는, 한 사람이 동료들 위에 설 경우, 부하 중에서 인간으로서 아무리 보아도 자기보다 우수하다고 생각되는 자를 발견하면 그 부하에 대하여 억제할 수 없는 혐오와 증오를 가지게 되고, 기회가 있으면 그 부하의 오만함을 쓰러뜨려 짓밟아서 조그만 먼지더미로 만들어 버리려고 하는 법이야.(p.316)

“신비로운 운명에 의해서 하느님 자신이 그 사이에 끼여들어 그가 하려던 그 저주할 행위를 그의 손에서 빼앗아 자기 수중에 넣은 것으로 생각되지.”(p.329)

“코끼리는 전체 모습을 보이며 서 있지만, 살아 있는 고래는 결코 전신을 드러내어 초상을 그리게 하진 않는다. 위엄과 관록을 자랑하는 살아 있는 고래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깊은 바닷속에서만 볼 수 있고, 수면에 떠올랐을 때도 그 대부분은 마치 해상의 전함과 같이 물 속에 잠겨 있는데, 물 속에서 그 전신을 공중으로 치켜올려 그 힘차게 꿈틀거리는 모습을 그대로 관찰하기란 인간으로선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p.338)

“기독교와 문명에서 오래 떨어져 살고 있으면, 사람은 누구나 신에 의해 놓인 그대로의 상태, 즉 야만이라고 일컫는 상태로 되돌아가게 마련이다.”(p.345)

“바다는 영원히 인간을 모욕하고 살해하여 파멸의 구렁으로 떨어뜨리고, 인간이 만드는 장대하고 견고한 군함도 분쇄하고야 마는 것이다.”(p.348)

“어차피 인간은 포경 밧줄 속에 갇혀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태어나면서 부터 목에 밧줄을 감고 있는 것이다. 다만 갑작스런 죽음에 직면했을 때에만 고요히 그리고 은밀히 도사리고 있는 생의 위험을 깨닫는 것이다.”(p.357)

” “쫓아라, 쫓아! 서둘지 말고, 천천히 해라! 그러나 쫓아라, 번개처럼 뒤쫓아라!” “(p.361)

“이윽고 붉은 조수가 언덕을 흘러내리는 급류처럼 괴물의 전신에서 흘러나왔다. 고통에 싸인 거체는 이미 바닷물 속에서가 아니라 핏물 속에서 뒹굴고 있었으며, 핏물은 꼬리를 길게 끌어 붉은 거품을 일으키며 뒤끓고 있었다. 기울어진 태양이 붉은 연못이 되고만 바다를 비치고, 그 빛을 받은 선원들의 얼굴은 모두 적색 인종처럼 번쩍이고 있었다. 그 동안에도 고래는 분수 구멍에서 끊임없이 흰 물보라를 내뿜고, 흥분한 보트장의 입에서는 담배 연기가 뭉게구름처럼 쏟아져 나왔다. 스텁은 창을 던질 때마다(창에 달린 줄을 당겨서) 굽은 창을 잡아당겨 뱃전에 두서너 번 때려서 똑바로 펴고는, 그것을 다시 고래에다 던졌다.”(p.362)

“작살 던지기에서 최고 능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 세상의 작살잡이는 과로 속에서가 아니라 나태 속에서 일어나서 하지 않으면 안된다.”(p.365)

<2권>

“뱃전에서 들여다보았다면(아까 그 소리를 들은 바와 같이) 상어 떼가 어둡고 쓸쓸한 파도 사이에서 노닐다가 몸을 날려 사람의 머리만한 둥근 고깃덩이를 고래의 몸에서 도려내서 돌아가는 모습을 역력히 볼 수 있었을 것이다.”(p.8)

“이 광경을 보지 않고서는 악마 숭배의 타당성에 대해서나 또는 악마를 회유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결론을 보류하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p.9)

“그 못된 성질을 억제하는 것, 이것이 중요하단 말이야. 너희들은 상어지만 만일 자기의 상어 근성을 억제한다면, 그 땐 너희들도 천사가 된단 말이야. 천사라는 건 상어 근성을 잘 억제한 상어보다 조금도 높지 않은 거야.”(p.11)

“저주받은 그대들이여! 맘대로 떠들어라. 배가 터질 때까지 처먹어라! 그리곤 죽어 버려!”(p.12)

“아아, 하느님! 그놈이 고래를 먹기보다 고래가 그놈을 먹었으면 좋겠군요. 진짜 상어보다 더 상어 같은 놈이야.”(p.15)

“작은 향유고래에서는 골이 진미라고 한다…. 미식가들 중에서도 젊은 멋쟁이들은 노상 송아지의 골만을 먹고 있으므로, 자기들의 뇌도 차차 작아져서 송아지의 머리와 자기의 머리를 구별하지 못하는 자도 적지않다.”(p.17)

“나는 말하노니, 피지 섬 사람들이 닥쳐올 기근에 대비하여 말라빠진 선교사를 지하실에다 소금에 절여 둔다 하더라도, 그 조심성 있는 피지 섬 사람편이 거위를 땅바닥에 못질하여 그 부은 간을 파 테 드 푸아 그라로 만들어 맛있게 먹는 문명 개화된 그대들보다 최후의 심판날에 있어 그 죄가 더 가벼워질 것이다.”(p.18)

“상어들은 흉악한 본성을 드러내어 서로의 삐져나온 창자를 뜯어먹을 뿐만 아니라, 잘 휘는 활처럼 몸을 굽혀 자기의 내장까지 뜯어먹고, 급기야는 입으로 삼킨 그 내장을 딱 벌어진 상처로 토해 내는 일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는 것처럼 생각되었다.”(p.20)

“특히 어떤 향유고래에서 본 상형문자는 잊을 수가 없는데, 나는 거기서 미시시피 강 상류의 그 유명한 절벽에 새겨진 고대 인디언의 상형문자가 새겨져 있는 벽면과 똑같은 것을 발견하고 놀란 적이 있다. 그 신비로운 암벽과 마찬가지로 고래의 신비로운 부호들도 잊을 수가 없다.”(p.25)

“인간과 마찬가지로 몸이 보온을 절대 필요로 하는 이 괴물이 저 북극양에서 평생을 입까지 물에 잠기면서 태연히 살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 아니겠는가!… 극지에 있는 고래의 혈액은 여름철의 보르네오 흑인의 그것보다 더 따뜻하다는 것이다…. 오오, 인간이여! 고래를 존경하고 그들을 본뜨도록 하라! 그대들 역시 얼음 속에서도 따뜻하게 몸을 유지하라. 이 세상에 살면서 이 세상의 한 분자가 되지 않도록 하라. 적도에서는 냉정하게, 극지에서는 그대의 피를 끓게 하라. 오오, 인간이여! 성 베드로의 대성당처럼, 그리고 그 큰 고래처럼 어떤 계절에도 그대 자신의 체온을 유지하라. 그러나 이러한 미덕은 가르치기는 쉬우나 소용 없는 일이다. 성 베드로 성당과 같은 건물도 적거니와, 고래와 같이 거대한 생물도 적다.”(p.26)

“핏방울이 떨어지는 고래머리를 허리에 찬 피쿼드 호의 모습은 거인 호르페르네스의 목을 허리에 찬 유디트를 생각게 했다.”(p.29)

“말하라, 무섭게 큰 머리여!” 에이허브는 중얼거렸다. “수염은 기르고 있지 않지만 여기저기 이끼가 끼어 마치 늙은이 같구나, 말하라, 위대한 머리여, 그 속에 있는 비밀을 말해 다오, 그대만큼 깊이 잠수하는 건 없으리. 지금은 그대의 머리 위에 햇빛이 비치고 있지만 그대는 세계의 바닥을 돌아왔다. 거기선 세상에서 잊혀진 이름과 말하지 않은 희망이 썩어 가고, 수많은 함대와 닻이 녹슬어 간다. 이 지구라는 배의 사악한 선창 같은 그 곳에는 수많은 익사자들이 뼈가 바닥짐으로 실려 있다. 그 무서운 물 밑 나라야말로 그대의 가장 그리운 집, 그대는 종소리도 잠수부도 미치지 않는 곳을 보고 왔다. 거기서 수많은 선원들 옆에서 자고 왔지만, 그들의 어머니들은 그 곳에서 잘 수 있다면 생명이라도 바치겠다고 말한다. 그대는 불꽃에 싸인 배에서 껴안은 채 물 속에 빠진 애인들을 보았을 것이다. 그들은 마음과 마음을 끌어안고 쌀쌀해 보이는 하늘을 뒤로 하여 서로 진실됨을 밝히며 기뻐 날뛰는 파도 밑으로 빠져 갔던 것이다. 또 그대는 한밤중의 갑판에서 해적들이 내던진 항해사의 시체를 보았을 것이다. 그는 몇 시간이나 가라앉다가 욕심 많은 고기의 깜깜한 위 속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그런데도 살인자들은 착한 남편의 팔을 흔들며 그리워하는 아내에게로 데리고 갈 배가 천둥에 떨고 있을 때에도 조금도 상처입지 않고 항해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아아! 고래머리여, 그대는 별도 부수고 아브라함도 신앙을 잃을 정도의 무서운 사건을 보아 왔을 것이다. 그런데도 한 마디 말이 없단 말인가!”(p.30)

 ”사실 광신자의 역사에 있어서 그 광신자가 스스로를 기만하는 기괴함보다 많은 사람들을 기만하여 타락시키는 힘이 더욱 기괴한 것이다.”(p.34)

“보라! 바닷속에서 거대한 하얀 그림자가 솟아나더니 재빠르게 요동하기 시작하여 노잡이들은 잠시 숨쉴 수조차 없었다.”(p.35)

“나의 자유의지는 이미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고, 타인의 과실이나 불행이 무고한 나를 부당한 재난과 죽음으로 빠지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신의 섭리의 공백기이다. 무사공정한 신의 섭리가 이처럼 심히 공정하지 못한 것을 인정할 리 만무하니까”(p.39)

“내가 도저히 잊을 수 없는 것은, 내가 아무리 버둥거려도 나는 한쪽 끝만을 자유로이 지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p.41)

“그대가 헐떡이는 바닥 없는 바다야말로 ‘인생’인 것이다. 그 상어 떼는 그대의 적, 그 삽은 그대의 친구, 그리고 그 상어와 삽 사이에 휩쓸리어 불쌍한 그대는 재난과 위험의 도가니 속에 빠져 있는 것이다.”(p.41)

“악마란 언제까지나 사는 거야. 악마가 죽었다는 걸 들은 적 있나?(p.46)

“한쪽에 로크의 머리를 매달면 그쪽으로 기울지만, 반대쪽에 칸트의 머리를 매달면 똑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다. 이와같이 많은 사람의 정신은 균형잡기를 추구하고 있는데, 아아, 어리석은 자들이여! 그런 괴상한 머리는 바다에 집어던져라. 그래야 비로소 가볍게 똑바로 뜰 수 있을 것이다.”(p.48)

“저 넓은 이마에 가득히 서려 있는 대초원과도 같은 고요함은 명상 끝에 죽음을 초월한 데서 생긱는 것이 아닐까…. 이 큰고래는 스토아 학파였다고 생각한다. 향유고래 쪽은 플라톤 학파이며, 만년에 이르러 스피노자의 학설을 받아들인 것이 아닐까.”(p.57)

“고래를 알지 못하면 여러분은 ‘진리’의 나라의 감상적인 시골뜨기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p.59)

“오하이오의 어느 벌꿀채집자가 나무 속에 팬 굴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꿀을 발견하여 너무 몸을 내미는 바람에 그만 꿀 속에 빠져 그대로 달콤한 죽음을 맞았다고 한다. 또 이와 비슷하게 플라톤의 꿀을 담은 두뇌 속에 떨어져 그대로 감미로운 죽음을 한 사람은 예로부터 얼마나 될 것인가?”(p.66)

“사색에 잠긴 위인의 이마는 아침 햇살을 받은 동쪽 하늘과 같다.”(p.68)

“그(향유고래)의 천재성은 그가 그것을 증명하려고 무슨 특이한 일을 일체 하지 않는다는 것에 명시되고 있다.”(p.69)

“대부분의 인간의 성격은 등뼈의 모습에 나타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상대방이 누구이건 두개골보다 등뼈를 만져 볼 것이다. 가느다란 등뼈가 웅대, 고상한 영혼을 가진 일은 없다. 나는 세계의 반에 대해서 나부끼고 있는 저 깃발의 견고하고 장엄한 장대를 대하는 것처럼 나 자신의 등뼈를 자랑으로 생각한다.”(p.71)

“새는 소리를 낼 수 있어 그 구슬픈 소리로 공포를 말할 수는 있지만, 이 거대한 말 못하는 바다괴물의 공포는 그의 체내에 갇혀 나올 길이 없었다.”(p.77)

“천천히 마치 멸망해 가는 천체처럼 몸을 돌다가 그 하얀 비밀의 배를 드러내고 통나무처럼 드러눕더니 그만 죽고 말았다. 그런데 그 단말마의 물뿜기는 참으로 애처로웠다.”(p.81)

“아아! 나의 친구여, 세상에 긴수염고래는 얼마나 많이 있고, 데릭 군과 같은 사람도 또 얼마나 많은가!”(p.84)

“어떤 기획에는 세심한 무질서가 옳은 방법일 수도 있다.”(p.85)

 ”고래잡이들이여! 그대가 개가를 올리는 것은 그대의 기술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공기를 채워야 하는 고래의 필연성에 의한 것임을 명심하라!”(p.96)

“그는 장중하며 심원하다. 그리고 나는 확신하는 바이지만, 세상의 장중하고도 시원한 존재 - 플라톤, 필론, 악마, 주피터, 단테 등의 머리에서는, 그들이 깊은 사색에 잠겨 있을 때는 보일 듯 말 듯한 무슨 김 같은 것이 늘 올라가는 것이 아닐까.”(p.99)

“내 마음 속의 어두운 회의의 짙은 안개를 뚫고 성스러운 직관이 때때로 비치자 하늘의 빛으로 내 마음의 안개를 불붙게 하는 것이다. 이 일에 대하여 나는 신에게 감사한다. 만인은 회의를 품고 다수는 부정한다. 그러나 회의와 부정, 이와 더불어 직관을 가진 사람은 적다. 지상의 온갖 것에 대한 회의와 천상의 어떤 것에 대한 직관, 이 양자의 결합은 신앙자도 배신자도 낳지 않으며, 둘을 평등한 눈으로 보는 인간을 만드는 것이다.”(p.99)

” 이 놀라운 힘은 그 운동의 우아한 굴곡을 조금도 손상시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거기에는 유아와도 같은 가벼움이 거인적인 힘 속을 굽이치고 있는 것이다. 아니 반대로, 꼬리의 운동은 이 힘으로부터 가장 아름다운 미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힘은 결코 미와 조화를 손상시키지 않으며, 오히려 그것을 더해 주는 일이 자주 있다. 모든 장대한 미에 있어서 힘이란 미술과 관계가 깊다.”(p.101)

“제 아무리 웅대한 코끼리도 고래 앞에서는 테리아 개와 같으며, 그 코는 고래꼬리에 비하면 백합꽃의 줄기에 않기 때문이다. 가장 무서운 코끼리 코의 타격도, 향유고래의 묵직한 꼬리가 무시무시한 분쇄력으로 노와 선원과 함께 보트를 마치 인도의 요술쟁이가 공을 던져 올리듯이 공중으로 내던지는 것에 비하면 장난삼아 부채로 가볍게 치는 격이라고나 할까.”(p.104)

“나는 고래를 모른다. 앞으로도 모를 것이다. 게다가 이 고래의 꼬리조차 모르는 내가 어떻게 그의 머리를 이해할 수 있겠는가? 하물며 그 얼굴은 존재하고 있지 않으니 그것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겠는가? 고래는 말할 것이다. 네가 내 등을 볼 것이요, 얼굴은 보지 못하리라고. 그러나 나는 그의 등에 대해서도 완전히 설명을 할 수 없으며 얼굴에 대해서는, 그것이 뭘 암시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다시 고래에서는 얼굴이 없다고 되풀이할 따름이다.”(p.105)

“눈도 보이지 않고 귀머거리가 된 고래는 몸에 들러붙은 강철의 흡혈귀를 전속력을 냄으로써 떨어내려는 듯이 앞으로 앞으로 돌진해 나가므로 거기에 끌려 바다의 한 가닥 하얀 틈을 헤치며 질주하는 우리의 주위에는 우왕좌왕 미쳐 날뛰는 고래들의 위협이 넘치고, 그 포위하에 놓여 있는 우리들의 보트는 마치 폭풍우의 바다에서 빙산에 둘러싸인 배가 복잡한 해협이나 좁은 만을 뚫고 나가면서도 언제 길이 막혀 부서질는지 모르는 경우에 처해 있는 것과 같았다.”(p.112)

“이 중심부의 바다는 매끈한 비단을 깔아놓은 듯했는데, 이것은 고래가 온화한 기분에 잠겨 있을 때 뿜어 내는 정묘한 증기에 의한 것이었다. 그렇다, 우리는 지금 모든 소란의 중심에 반드시 있다고 하는 그 매혹적인 고요함 속에 있는 것이다.”(p.114)

“이리하여 몇 겹이나 둘러싼 공포와 혼란의 동그라미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이들 불가사의한 고래들은 자유롭게 그리고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온갖 사랑의 행위를 즐기고 희희나락하게 마음껏 뛰놀고 있었다. 그러나 나도 또한 회오리바람 부는 대서양과 같은 나의 존재의 한가운데서 그 괴괴하여 소리 하나 없는 고요를 영원히 즐기며, 꺼지지 않는 고뇌가 혹성처럼 나의 주위를 회전하고 있었도 주변을 멀리 떠난 가장 깊숙한 곳에서 영원한 희열 속에 잠겨 있는 것이다.”(p.116)

“인간의 광기는 하늘의 지혜이며, 모든 인간적인 이성에서 벗어남으로써 인간은 마침내 이성면에서는 불합리하고 미친 듯이 보이겠지만, 하늘의 정신에 도달하여 기쁘거나 슬프거나 신과 같이 자재무애의 심정이 되는 것이다.”(p.148)

“아아, 경뇌유 짜기를 계속할 수 있다면! 왜냐하면 나의 오래 되풀이된 경험에 의하면, 인간이란 어떤 경우에도 자기가 도달할 수 있는 행복의 관념을 결국에는 저하시키든지 아니면 적어도 변화시키고야 만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p.150)

 ”이 지구의 암흑면이며 게다가 지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바다를 태양은 감추지 않는다. 그러므로 내부에 슬픔보다 기쁨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인간은 진실하게 될 수가 없다 - 진실하지 못한 것 또는 미개한 것이라 하겠다. 책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모든 인간 중에서 가장 진실한 사람은 다름 아닌 ‘슬픔의 인간’인 예수이며, 모든 책 중에서 가장 진실한 책은 솔로몬의 서이며, 그 전도서야말로 비애로 단련된 강철인 것이다. ‘모든 것은 헛되도다.’인 것이다.”(p.159)

“아무리 낮게 난다 해도 이 산 속의 독수리는 평야에 있는 다른 새들이 높이 날 때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것이다.”(p.160)

“이봐! 백경을 보았는가?”(p.171) “백경을 보았소?”(p.172) “그대는 어디서 백경을 보았소?”(p.173)

“이 사람의 피는, 체온기로 재보고 싶군. 피가 끓고 있어…. 이 사람의 맥박이 이 갑판을 진동시키고 있어.”(p.179)

“고래를 고래답게 측량하는 경우에는 인치 같은 치수는 소용이 없을 것이다.”(p.190)

“그렇다면 큰 고래에 대해서 쓰는 이 사람은 어떨까? 무의식중에 나의 글씨는 플래카드의 대문자처럼 커진다. 내게 콘도르의 깃털로 만든 펜을 다오! 베수비어스의 분화구를 잉크스탠드로 하게 해 다오! 친구여! 내 팔을 잡아다오! 이 큰고래에 관한 사상을 적은 것만으로 팔은 나를 녹초가 되게 하고, 기절하게 하고, 팔을 뻗칠 대로 뻗쳐 온갖 것을 - 모든 과학의 분야를 포함하고, 고래와 인간과 거상, 그리고 과거, 현재, 미래의 온갖 연대기를 포함하고, 지상의 모든 제국의 파노라마는 말할 것도 없고 우주와 그 주변까지 통틀어 묘사하려는 것이다. 광범하고 자유로운 주제의 미덕이란 이처럼 장대한 것이다. 웅대한 책을 낳기 위해서는 웅대한 주제를 골라야 한다. 벼룩에 대해서는 시도해 보는 사람이 많다 해도 웅대한 불후의 책이 되기는 불가능하다.”(p.194)

 ”나는 공포에 몸이 떨린다. 이것은 모든 시간 이전에 존재한 것이므로 모든 인간의 세기가 끝난 후에도 존재할 것임에 틀림없다.”(p.196)

“그는 대륙이 바다 위에 솟아오르기 이전에 바다를 헤엄쳤다…. 노아의 홍수 때에도 그는 노아의 방주를 비웃었다.”(p.202)

“슬픔의 조상이나 자손은 기쁨의 조상이나 자손들보다 훨씬 오래 계속되는 법이다…. 죄 많은 인간의 비참함은 무덤 너머까지 영원히 계속되는 슬픔의 자손을 더욱더 많이 낳는 것이다.”(p.203)

“최상, 최고의 지상의 행복도 그 속에는 어떤 값싼 비굴함이 잠재해 있는 데 대하여 마음의 온갖 슬픔은 그 밑바닥에 신비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사람에 따라서는 대천사적인 장려함조차 거기에 숨겨져 있다…. 신 자신들도 늘 즐거워하고만 있지는 않다는 것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p.204)

“그런데 나는 그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야. 조금도 생각하고 있지 않단 말이다. 가 보게, 새는 대로 내버려 두게나. 나 자신도 온몸이 새고 있어. 그래. 구멍투성이야. 새는 통이 새는 배 안에 있단 말이다.”(p.215)

“지상을 주재하는 신은 단 하나뿐이고, 피쿼드 호를 지배하는 선장도 단 한 사람뿐이야….. 갑판으로 돌아가!”

“당신은 격노한 것이지 나를 모욕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당신은 스타벅을 조심하지 않아도 됩니다. 웃어 버리면 됩니다. 그러나 에이허브는 에이허브를 조심하십시오. 당신 자신을 조심하란 말입니다, 선장!”

“그놈, 용기를 냈군. 그래도 복종은 했어. 신중을 기한 용감성이야!”(p.216)

“인간 내에 있는 진정한 경이와 공포는 아직 말로 표현된 바도 없고, 책으로 나타낸 바도 없다.”(p.219)

“라르마이(이것으로 됐어, 편하다).”(p.221)

“끝없는 태평양 한가운데에로부터는 수천의 인어가 그들을 향하여 노래 부른다 - “오라, 절망에 빠진 자들이여. 죽음의 죄를 저지르지 않고도 여기에 새로운 삶이 있다. 죽음의 세계에 들어가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초자연적인 경이가 여기에 있다. 오라, 바다로! 이 삶 속에 몸을 묻으면, 지금도 여전히 미워하고 또 미움받는 육지의 세계는 잊어버리게 될 것이다. 이리로 오라! 이 묘지에 그대의 묘석을 세우고, 이리로 오라! 우리를 신부로 삼고!”(p.229)

“어디에 우리가 다시는 닻을 올리지 않을 마지막 항구가 있단 말인가.”(p.235)

“백경을 보았소?”(p.238)

“오후도 훨씬 늦은 때였다. 피비린내 나는 창던지기 싸움도 끝나고, 태양과 고래는 아름다운 해질녘의 바다와 하늘에 몸을 맡기고 표류하면서 모두 고요히 죽어갔다.”(p.239)

“나는 여기서 두 가지 맹세를 하겠다. 언젠가는 모비 딕을 내 손으로 죽인다, 그리고 나는 살아 남는다는 것을!”(p.243)

“오오, 그대 빛나는 정령이여, 그대는 그 불로 나를 만들었다…. 그대는 내 눈을 보이지 않게 할 수도 있으리. 그러면 나는 손으로 더듬어 갈 수 있다. 그대는 나를 태워버릴 수도 있으니, 그러면 나는 재가 되어 남을 것이다…. 그대는 광명이긴 하나 암흑에서 뛰어나온 광명이다. 그러나 나는 빛에서 뛰어나온 암흑, 그대 속에서 뛰어나온 암혹이다.”(p.253)

뱀의 혓바닥처럼 소리 없이 타고 있는 작살을 보고, 스타벅은 에이허브의 팔을 잡았다. “하느님은 당신에게 반대하고 계십니다. 노인장, 그만 참으세요. 이것은 불길한 항해입니다. 처음부터 불길했고, 그 후 불상사가 계속되고 있어요. 지금이라도 활대를 돌려 이 바람을 고국으로 달리는 순풍으로 삼고 좀더 즐거운 항해를 해나갑시다.”(p.254)

“백경을 잡겠다는 그대들의 맹세는 나의 맹세와 마찬가지로 결코 어길 수 없는 것이다.”(p.255)

“죽음과 파멸로의 순풍 - 모비 딕을 향해 가는 순풍이다…. 나는 단언한다. 만일 에이허브에게 맡겨 놓으면, 이 배는 파멸로 빠지고 말 것이다.”(p.261)

“동남동입니다, 선장.”

“거짓말 마라!”…”아침의 이 시간에 동쪽을 향하는 배가 어떻게 태양을 배 뒤쪽에 둔단 말인가?”…

에이허브는 나침반함에 머리를 반쯤 쳐박고 바늘을 보았다. 쳐든 그의 팔이 서서히 내려왔다. 잠시 동안 그는 비틀거리는 것같이 보였다. 스타벅이 그 뒤에서 들여다보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피쿼드 호는 틀림없이 서쪽을 향해 달리고 있다고 하는데, 두 개의 바늘은 동쪽을 가리키고 있지 않은가….

“나는 알고 있다! 전에도 있었던 일이야. 스타벅 군, 어젯밤의 번개가 나침반의 바늘을 돌려 놓았단 말이다. 그것뿐이야. 자네도 지금까지 이런 일을 들은 적이 있겟지.”

“네, 하지만 아직 한 번도 실제로 일어난 일은 없습니다. 선장.”(p.264)

나침반함 앞에 서서 역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바늘을 바라보고 있던 노인은 갑자기 손을 뻗어 손가락 끝으로 태양의 정확한 방위를 정하고, 바늘이 정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자, 배의 진로를 여기에 따라 변경하라고 소리 높이 명령을 내렸다. 활대는 높이 올려졌고, 다시 한 번 피쿼드 호는 대담하게도 뱃머리를 역풍으로 돌렸다. 순풍이라고 생각했던 바람은 피쿼드 호를 속여 온 기만의 바람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p.265)

 ”불타는 눈에 조소와 승리의 빛을 띠며 에이허브는 그의 숙명적인 오만의 포로가 되어 있었다.”(p.267)

“지금 여기엔 바로 음산한 죽음을 두려워한 상징이 정말 어쩌다가 더없이 위험에 처해 있는 생명에 대한 구조와 희망의 표상으로 변하고 있다. 관으로 만든 구명 부표! 아니, 더 깊은 뜻이 있단 말인가?”(p.277)

“백경을 보았소?”

“암, 봤지, 바로 어제요, 포경 보트가 한 척 표류하는 걸 봤소?”…

“그놈은 어디 있었소? 죽이지는 않았겠지! 아직 죽이지 않았겠지!”(p.278)

“가디너 선장, 나는 거절하겠소. 지금 이 순간도 내게는 시간의 낭비인 거요, 자, 안녕히 가시오. 신이 그대에게 축복을 내려주시기를. 나는 나 자신을 용서할 수 밖에 없겠지만, 역시 나는 가야 하오.”(p.282)

“백경을 보았소?”…

“죽였소?”(p.292)

“그다지도 오랫동안 잔인했던 계모와 같은 세계 - 가까이하기 어렵던 - 가 이제야 애정 깊은 팔을 뻩쳐 그의 완강한 목덜미를 감아 아무리 고집 세고 과오를 많이 범하는 자식일지라도 그녀에겐 그것마저 구원하고 축복할 마음이 있는 것인 양 기쁜 듯이 흐느껴 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깊이 눌러쓴 모자 밑에서 에이허브는 눈물을 한 방울 바다에 떨어뜨렸다. 태평양이 넓다 해도 이 눈물만큼 귀중한 물을 없었을 것이다.”(p.295)

“스타벅, 내게 인간의 눈을 보여 주게.”(p.296)

“아아, 선장! 나의 선장! 당신은 역시 고귀한 영혼과 위대한 마음을 갖고 계십니다! 무엇 때문에 그 저주받은 물고기를 쫒아야 합니까! 저와 함께 돌아가십시다! 이 지옥의 바다로부터 도망칩시다! 집으로 돌아가는 겁니다!”(p.297)

“물을 뿜고 있다! 물을 뿜고 있다! 눈 덮인 산처럼 흰 혹이다! 모비 딕이다!”(p.300)

“그것은 마치 전혀 별개의 생물인 양 유유히 헤엄치며, 부드러운 양털과 같은 파란 물거품이 그 둘레를 부단히 감싸고 있었다. 그 앞쪽에는 약간 치켜든 머리를 감싼 거대한 주름도 보였다. 그리고 훨씬 앞쪽의 보드라운 터키 융단과 같은 물결 위에는 그 커다란 젖빛 이마가, 희희낙락하며 장난치는 잔물결 소리와 더불어 나아가는 것이 희뿌옇게 빛나는 환영처럼 보였으며, 그 뒤쪽으로 이동하는 계곡이라고나 할 깊은 항적을 새겨 푸른 물결은 눈사태처럼 그 속으로 흘러들어가고, 양쪽 옆구리에서는 빛나는 비말이 튀어 춤추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것도 모두 바다를 뒤덮듯 가볍게 날아내려왔다가 다시 일제히 날아올라가는 수백 마리의 바다새가 난무하는 바람에 깨어졌다. 그리고 백경의 등에는 이탈리아 상선의 페인트를 칠한 선체에 솟아 있는 깃대와도 같이, 최근에 찔린 창의 부러진 긴 자루가 높이 꽂혀 있었는데, 때로는 고래 위를 덮개처럼 이리저리 스쳐 나는 바다새 중 한 마리가 소리도 없이 내려와 그 자루 끝에 앉아서는 기다란 꼬리날개를 깃발인 양 휘날리고 있었다.”(p.301-302)

“계곡으로 울려 오는 처량한 소리와도 같은 형용하기 어려운 통곡이 그의 몸 속 깊은 곳에서 들려 왔다. 그러나 그의 극심한 피로는 오히려 그 시간을 단축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약한 자에게 있어서는 전 생애를 통해 엷게 흩어져 있는 고통의 전량을, 위대한 인간은 하나의 심각한 고통으로 응결되어 순식간에 이것을 맛보는 일이 있다.”(p.307)

“너희 둘은 전 인류를 대표하지만, 에이허브는 몇백만의 인간이 살고 있는 지상에 홀로 서 있는 것이다. 신과도 교제는 없다!”(p.309)

“운명의 손이 그들의 혼을 거머쥐고 있었다.”(p.313)

“바보 같으니! 나는 운명의 부하야. 명령대로 할 뿐이야.”(p.320)

“스타벅!”

“네?”

“나의 영혼의 배가 세 번째 항해를 떠난다, 스타벅!”

“네, 당신은 그렇게 하지 않고는 못 배기겠지요.”

“배 중에는 항구를 떠난 후 영영 행방불명이 된 것도 있지, 스타벅!”

“사실입니다, 선장. 더없이 슬픈 사실입니다.”

“어떤 자는 썰물에 죽는다. 어떤 자는 물이 다 빠졌을 때, 또 어떤 자는 만조 때 죽는다. 나는 지금 방금 부서지려는 파도의 봉우리 같은 느낌이 든다. 스타벅, 나는 나이를 먹었어. 자, 나와 악수하세.”(p.325)

“마법에라도 걸린 듯한 그들의 시선히 일제히 지켜 보는 가운데 고래는 그들의 운명을 지배하는 듯 머리를 이상야릇하게 좌우로 흔들면서, 부채꼴로 퍼져가는 거품의 널따란 띠를 그 앞에 들끓게 하면서 맹렬히 돌진해 왔다. 박해에 대한 보복, 불타는 원한, 사라지지 않는 적의, 이러한 것들이 하나로 응결된 것 같은 모습이었다.”(p.333)

“오오, 외로운 생애의 외로운 최후여! 오오, 이제야말로 나의 최고의 위대함은 나의 최고의 슬픔 속에 있음을 느낀다.”(p.334)

“그 심연의 깎아지른 듯한 파도의 측면에서 이윽고 모든 것이 사라지고, 커다란 바다의 수의는 5천 년 전 에 굽이쳤던 것과 똑같이 굽이치고 있었다.”(p.336)

“나만 홀로 피했으므로 주인께 고하러 왔습니다.(욥기)”(p.336)




흰 고래모비딕 - 10점
허먼 멜빌/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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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3/05/20 12:37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키튼 2013/07/12 19:41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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