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 신곡 마지막 열세 편. 메모.

 여섯 개나 여덟 개 정도의 노래를 끝마치면 자신이 어디에 있든 다른 사람에게 이를 보여주기 전에 그가 누구보다도 존경했던 카네 델라 스칼라 경에게 보내곤 했다. 그에게 보여준 후에야 단테는 이 작품들을 보고 싶어 하는 다른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복사본을 만들었다. 이런 식으로 그가 어떤 대비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죽게 되었을 때 카네 경에게 마지막 열세 편의 노래만을 제외하고 모든 작품을 보냈다. 이들 마지막 노래들도 그는 미리 써놓았었다. 그가 자신의 작품을 끝맺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그의 아이들과 제자들이 몇 달에 걸쳐서 그의 원고들을 여러 차례 뒤져보았지만, 남아 있는 노래들을 찾을 수가 없었다. 미완으로 남아 있는 약간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을 정도의 목숨을 하느님께서 단테에게 허락하시지 않은 것에 대해 그의 모든 친구들은 불평을 늘어놓았다. 아무리 해도 그 남은 노래들을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절망에 빠져서 찾는 일을 포기해 버렸다.
 모두 시인이었던 단테의 두 아들, 자코포와 피에로는 친구들의 설득에 의해 이 작품을 미완으로 남겨놓지 않기 위해서 자신들의 능력이 닿는 한 아버지의 작품을 완성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동생 피에로보다 이 문제에 있어서 훨씬 적극적이었던 자코포는 이때 놀라운 꿈을 꾸었고 이로 인해 자신의 어리석은 시도를 그만두었을 뿐만 아니라 잃어버힌 그 열세 편의 노래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오랫동안 단테의 제자였던 피에로 자르디노라는 이름을 가진 라벤나의 훌륭한 사람이 전한 바에 따르면, 자신의 선생이 죽은 지 여덟 달 후에 앞서 말한 자코포가 어느 날 새벽 무렵 자신에게 와서 말하기를, 바로 그날 저녁 잠결에 아버지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는 것이었다. 단테는 더없이 흰 옷을 입고 있었으며, 그의 얼굴에는 비상한 빛이 번쩍였다. 꿈속에서 아들이 아버지에게 살아 계시냐고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그렇다. 이 현생에서가 아니라 진정한 삶 속에 살아 있다." 그 진정한 삶으로 나아가기 전에 작품을 완성했는지, 완성했다면 아무리 찾아도 없는 그 잃어버린 부분은 어디에 있는지 그는 꿈결에 다시 아버지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다시 "그래 완성했다."라는 대답이 들린 것 같았다. 그리고 아버지가 자신의 손목을 붙잡고 살아 계실 때 주무시던 방으로 데리고 가서 그 방의 한 곳을 만지며 "네가 그렇게 오랫동안 찾던 것이 여기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 소리를 듣자 그는 잠에서 깨어났고 아버지는 떠나가 버렸다.
 자코포가 말하기를 자신은 지체하지 않고 꿈에서 본 것을 알려주기 위해 피에로에게 왔다고 했다. 자신이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그곳을 함께 가서 찾아보고 자신에게 이 사실을 알려준 것이 진짜 혼령인지 아니면 헛된 망상인지를 알아보자는 것이었다. 아직 동이 트려면 시간이 꽤 남아 있었지만 두 사람은 함께 출발했다. 목표한 곳에 도착해 보니 벽이 휘장으로 가려져 있었다. 이를 가만히 들어올리자 두 사람 모두 전에는 알아보지 못했던 작은 구멍이 발견되었다. 그 안에서 그들은 벽의 습기 때문에 완전히 곰팡이가 슬어서 조금만 더 놓아두었다면 썩어가기 시작했을 약간의 원고를 발견했다. 조심스럽게 곰팡이를 털어낸 다음 그들은 이 원고를 읽어보았고 그것이 자신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찾던 그 열세 편의 노래들임을 알았다. 너무나 기뻤던 나머지 이들은 우선 이것을 베꼈고, 원 저자의 관례에 따라 일단 카네 경에게 보낸 다음, 그 미완성 작품에 덧붙였다. 이런 식으로 해서 집필에 수년이 걸렸던 이 시가 완성되었다.

- 보카치오, 단테의 생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5 새로운 인생 중, p.178~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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