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43 070502 남아공 케이프 타운(Cape Town) (3). 여행.

시간은 잘도 간다.

투어를 앞두고 일어나서 볼일보고 샤워하고
아침으로 계란 후라이를 해먹으려고 하는데
한 동양인이 들어선다.

"굿모닝" "굿모닝"
음.
"혹시 한국에서 오셨어요?"
마음에 드는 한국말이다.
"아, 네, 안녕하세요."
인사를 나누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이 분들은 부부가 함께 세계일주 중이란다.
역시 아프리카에는 여행경험자가 많다.

작년 5월에 나왔으니 벌써 11개월이 지났고,
여행 중에 아이를 임신했다는 축하할 소식을 전해준다.
내가 원체 시간이 없어 계란후라이를 후다닥 먹는 사이,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다.
마누라가 입덧이 심해 한국음식 밖에 못먹는단다.
나도 오랜만에 한국음식.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사족으로 이 두사람 용띠란다.
32살. 나하고 동갑.
역시 32살이 문제였던 것이다.

투어버스 기다리는 중.
탁자에서 가우디를 떠올린다.

커피와 담배. 내가 피운건 아니다.

반 썩소.
어제 무리해서 그런지
코 옆이 간질간질
부르트기 시작한다.
이 순간 투어버스 도착.

바즈 버스(Baz Bus)라고.
배낭여행객 상대로 남아공 버스투어를 주간하는 곳인데,
하루짜리 희망봉 투어도 가지고 있다.

비용은 데이 트립에 385랜드(5만원).
비싸지만 다른 투어에 비하면 싸다.
곧장 차를 몰아
시 포인트(See Point), 클리프톤(Clifton), 캠프스 베이(Camps Bay)를 지나

도착한 곳은 훗 베이(Hout Bay).

여기서 물개 보러 가는 크루즈가 떠난단다.
나는 별 흥미 없어서

이런

저런

구경하다가





근처 식당에 와서

수프와 사모사를 까먹었다.

이건 타조알 공예품.

수산물 시장이 있나보다.

시장이 왜 이렇게 조용해.

근처 해변에도 갔다가

사진까지 찍고 돌아오니

물개와 함께 일행들 도착.
다시 버스는 떠난다.

다음 코스는 채프맨스 피크 드라이브(Chapman's Peak Drive).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광경이

멋지다.
잠시 쉬며 브레이크 타임.
오렌지 쥬스와 쿠키를 준다.
와작와작 씹어삼키며 경치 감상중.
투어하는 사람들은 전부 하얀 학생들이다.
가이드도, 운전사도. 나만 빼고.
사실 나도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젠 도로를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로질러 간다.
대서양에서 인도양을 보러 가는 것이다.

폴스 베이(False Bay).
사이먼스 타운(Simon's Town) 옆에

불더스(Boulders)라는 펭귄 군락지가 있다.

하얀 투어그룹들.
입장료 25랜드(3250원).
투어비에 포함되어 있다.

화장실에서 자주 무료로 나눠주는 콘돔을 볼 수 있다.
에이즈(AIDS)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남아공에선 하루에 750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한다고 한다.
음모론자의 눈으로 보기에
에이즈는 이상하게 의혹의 냄새가 짙게 풍긴다.

오홋. 펭귄이다.
우수아이아에서 가짜 펭귄봤었는데,
오늘은 진짜를 보는구나.

알품고 있다.

둥지 속에서도.

감떨어지길 기다리나.

해변에는 펭귄들이 떼거지로 산다.

황제 펭귄 같이 크지는 않다.

이넘들은

수영을 잘한다.
울음소리가 계속 들린다.
당나귀 울음소리 비슷해서
'Jackass Penguin'으로 불리기도 했단다.
근데 남미 쪽의 펭귄도 똑같이 울어서
아프리카 펭귄으로 재명명했다는 얘기.

펭귄 알.
오늘 아침에 해먹은 계란 후라이가 떠올랐다.
펭귄과도 아쉬운 작별을 하고

드디어 희망봉(Cape of Good Hope)에 다가간다.

여긴가.

저긴가.
날씨는 쉬이 개지 않는다.

이 투어 흥미로운게 도중에 자전거를 타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다운힐이 대부분이지만, 업힐도 약간 있다.

작년 제주도 일주할 때가 당연히 떠올랐다.
그 때 부상의 후유증으로 비만 오면
팔꿈치가 욱신거린다는 말도 안되는 얘기.

1시간 정도 자전거를 타고 도착하니

멋진 풍경과 함께

점심이 마련되어 있다.
이 투어 마음에 든다.
쥬스 2잔에 햄버거 두개, 사과까지 먹어치우고,

소화시킬겸 소요 중.

근데, 무슨 구경났나.

개코원숭이(일명 비비, Baboon)가 어슬렁거리고 있다.





퇴치용 새총도 구경거리.
물론 진짜로 쏘지는 않고 위협하는 체만 한다.

애까지 딸린 개코원숭이.
다시 버스를 타고

케이프 포인트(Cape Point) 도착.

케이프 포인트는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이라고 한다.

여기는 희망봉.
많이 들어보기는 했는데, 왜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다.
바르톨로뮤 디아스가 유럽인으로 처음 항해를 했다고 하고,
바스코 다 가마도 여기를 지나, 인도까지 항해를 했다고 한다.

케이프 포인트 먼저 오른다.

저 멀리선 고래가 물을 뿜고 있다.
눈크게 뜨고 잘 보면 보일지도 모른다.

어느새 날씨가 갰다.

케이프 포인트에 있는 등대.

왼쪽 인도양(Indian Sea), 오른쪽 대서양(Atlantic Sea).
어디서 합쳐지는지는 상상에 맡긴다.

이런 표지판 무척 좋아한다.
다음에 갈 시드니보다 남극이 더 가깝다.

낙서는 세계인의 공통적인 취미.

희망봉을 배경으로.

이 벤치도 꽤 멋지다.

희망봉에는 가는걸까.
영어가 짧아 세부일정 설명을 놓쳤다.

가고 싶은데 1시간 반이 걸린다네.

긴가민가하며 가게에 와서 이것저것 구경한다.
'두 바다가 만나는 곳(Where Two Oceans Meet)'.
이거 멋지다.

바닷물도 담아서 판다.
이런 봉이 김선달 같은 놈들.

다행히도 희망봉까지 간다. 하하.

가는 도중 사슴도 보고,

사진 찍기 좋은 곳도 간다.

할아버지 가이드.
연세를 무색케 하는 활기참으로 투어를 이끌고 계시다.










여기가 희망봉.
바람 참 좋다.

희망봉, 아프리카 대륙 남서쪽 가장 끝.
드디어 여기까지 왔다.
남미 우수아이아를 밟은지 5개월.
이제야 도착했다.
기분 좋다.
가슴 한구석이 약간 뻐근한게 뿌듯하기도 하다.
숙제처럼 해왔던 유럽-아프리카 여행도 끝이 보인다.

타조와 달리기를 하면서 숙소로 복귀.

한국분들과 함께 한국식당 '소주(Soju)'로 쌩하니 날아갔다.
'우하하. 이게 얼마만에 보는 불고기요, 김치요, 계란말이요, 나물들인가.'
한국사람들만큼 한국음식도 반갑다.

밥먹고 전에 가게 아주머니와 아들분,
세계일주하는 방랑부부 조영준, 남자현 커플과

사진 한 컷.
'나만 왜 이렇게 새카맣지.'

불고기에다 밥 두공기, 맥주까지 곁들여 배터지게 먹고난 후
서비스로 주시는 커피까지 한 잔 마시고
챙겨주시는 오렌지까지 받아가지고 숙소로 왔다.

이민 온지 4년 되셨다는데 고생 무지하셨단다.
그리고 지금은 교포사회의 시기어린 협박 때문에
고생하신다는 말도 덧붙이신다.
한국사람의 정은 접할 때마다 감동이다.

숙소로 돌아와서 맨유의 참패를 지켜보며
취한 김에 밤늦도록 얘기꽃을 피운다.
같은 생각들도 많고, 다른 생각들도 많다.
오랜만에 얘기가 통하는 사람을 만나
나도 모르게 수다쟁이가 되버렸다.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이번에도 아쉬운 하루동안의 만남을 마무리한다.
오늘의 결론.
역시 32살이 문제다.
아니면 용띠가 문제든지.

덧글

  • gagarin 2007/05/03 23:47 # 답글

    민철아 사진 잘 못 봐서 거듭 미안, 낼이 마감날이라 오늘 밤샘이다. 인터넷 자료받을게 있어 켜 봤다가 업데했길레 당장 보지는 못하고 글만 남기고 간다. 낼 서울가서 제출하고 잘 읽어보께~ ^^
  • keaton 2007/05/04 00:18 #

    드디어 내일이구나. 내 글은 신경쓰지 말고,
    후련하게 다 털어버릴 수 있도록 전념해라.
    밤새워 작업할 네 모습을 그리니 나도 땀이 바짝난다.

    나중에 보자꾸나. 료~옹!!!
  • 저예산인생 2007/05/04 09:43 # 답글

    뭐가 32살이 문제야, 당신이 문제지. ㅋ
  • keaton 2007/05/08 18:43 #

    32살이 문제랍니다.
    증거까지 적어놓아도 못믿네.
  • 길손 2007/05/04 12:36 # 답글

    32살이 문제라니..저도 12년뒤가 두려워지는데요?ㅎ
    한국인의 정은 어딜가든 마찬가지군요^^
  • keaton 2007/05/08 18:46 #

    헉~ 길손님 생각과 달리 무척 젊으시군요.
    한국인만의 매력이 있기는 있습니다. ^^
  • 노매드 2007/05/04 14:16 # 삭제 답글

    제가 다니면서 느낀거는 한국인들은 님처럼 여행을 왓다던가하면 정을 보이는데..타지에서 모여사는사람들끼리는 유독 반목이 심한거같아요..엘에이 같은경우엔 한인단체들이 난립한가운데 백주대로에서 각목을 동원한 폭력사태도 잇엇고..하와이의 경우엔 한인회장선거후에 탈락이 유력시되던 한후보가 투표함을 날치기하는일도 잇엇는데..그런사실들이 다 주류언론에 보도되서 아주 망신을 당햇지요,,한국인의 정,,좀 묘한 구석이 잇어요,,,여행자일경우 떠날사람이라서 편하게 마음을 열수도 잇겟단 생각은 하지만,,,해외에서는 한국인들 모여살면 않됩니다,,차간거리 지키듯이 거리두고 살아야지...
  • keaton 2007/05/08 18:48 #

    사람 사는게 생각처럼 쉽지 않군요.
    눈에 보이는게 다가 아니란 말이 떠오릅니다.
  • 2007/05/04 16:00 # 답글

    나도 용띤데.... 뭔가 해야하는건가.....웅화ㅏ
  • keaton 2007/05/08 18:49 #

    앞으로 용띠들이 한가닥씩 할 겁니다. 음하하.
  • 정지윤 2007/05/04 18:25 # 삭제 답글

    박민철님 안녕하세요~
    매번 포스트들 정말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계 여행에 관한 이런 저런 정보도 얻을 수 있고 사진과 글도 알차구 완전 좋아요 ^^
    정말 멋지신분 같아요......부럽습니다 ㅎㅎㅎ
  • keaton 2007/05/08 18:50 #

    완전 좋다니 저도 완전 기쁘네요.
    그리고 저 별로 안멋지답니다. ^^
  • syncman 2007/05/05 15:04 # 답글

    박민철님 안녕 하세요
    오늘 근무라 짬내서 님 홈피 검색하네요 여전히 좋은 구경 많이 하시네요. 희망봉이라..우리모두에게 희망이 있겠지요.
    오늘은 5월5일 어린이날 휴일인데 전 근무 ㅠㅠ 쓸데없는 말 지거여 죄송합니다.
    다음 여행지까지 건강하세요 좋은 거 배우고 갑니다.
  • keaton 2007/05/08 18:51 #

    어린이날 근무시라니 눈물이 ㅠ ㅠ
    희망봉까지 보고나니 이제 조금 퍼지네요.
    살살 들어갈 때가 된 느낌입니다.
  • 알파치노 2007/05/06 12:30 # 삭제 답글

    정말 돈이라도 드려야 될 만큼 재밌게 대리만족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처음 얼굴 찍으신 것보다 지금이 살이 많이 빠지신 것 같네요.

    어쨌든 꾸준한 여행기 감사하며 보고 있습니다. ^^
  • keaton 2007/05/08 18:52 #

    돈은 주신다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

    살은 물가 싼 곳에 오니 도로 오르네요.
    물가 비싼 곳에 가서 살아야겠습니다.
  • 신대방댁 2007/05/06 18:02 # 삭제 답글

    5월 3일 TV에서 케이프타운 소개하는거보고 우연히 네이버 검색에서 님의 블로그를 발견하고 그날 이후로 근무중 짬짬히 눈치보며 집에 와선 새벽 2시까지 홍콩부터 여기까지 한숨에 쫓아왔어요. 님에 비하면 공짜로 너무 쉽게 여행하고 있기에
    감사의 글을 남김니다.
    남미편에선 흥분조차 되어서 저도 스페인어 배워서 남미 가고 싶단 생각까지 했습니다.
    담 애기를 기대하며 여행중 건강 조심하세요.
  • keaton 2007/05/08 18:54 #

    남미가 기억에 많이 남네요.
    스페인어든, 어떤 말이든,
    배운다는 느낌이 좋았답니다.

    신대방댁님도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
  • 엄마 2007/05/07 05:11 # 삭제 답글

    아들보고십구나'조심해서다니고'위험한곳은가지말거라'''전화번호다'016'417'2628''''''010'4650'7248'사랑한다'''''''
  • keaton 2007/05/08 18:56 #

    네에, 절대로 암산은 안타겠습니다.

    올해도 말로만 떼우는 불효자 용서하소서~

    보고싶네요. 많이.
  • gagarin 2007/05/07 09:32 # 답글

    서울에 다녀왔다.
    제대로 만족하지 못하는 원고를 제출하고 오니 영~ 마음이 편하지 않네.
    하지만 노력만큼은 진실하게 했고, 많은 수정사항도 발견할 수 있어서 힘들지만 또 한 단계 내가 '원하는 것'을 해 낼 수 있다는 데 용기가 생긴다.
    간만에 편안하게 니 글을 보니 그간 내가 뭐하면서 이렇게 바빴나~ 싶기도 하다.


    32살의 희망봉이 참 멋져보인다. 34살은 더 문제다~ ㅋ
  • keaton 2007/05/08 18:58 #

    드디어 탈고했구나. 무지 축하한다.
    네가 '원하는 것'을 하고, 한 단계 성장하기까지.
    부럽다.

    나도 오랜만에 느긋한데, 잡생각만 꼬인다. 후우~
  • amysun 2007/05/07 17:51 # 답글

    민철아 잘지내지? 건강해 보이는구나.
    요샌 약간 바빠서 거의 한달만에 네 블로그에 와봤당.

    좀있음 한국에 오겠네. 맥주나 시원하게 하자.
    채진
  • keaton 2007/05/08 19:00 #

    벌써 한달이 지난거야.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네.
    그만큼 널 만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맥주가 시원하지 않을시는 무효다.
    민철.
  • 정아름 2007/05/08 03:35 # 삭제 답글

    흠, 23살도 문제입니다. 하하
    저 펭귄들, 너무너무 귀여워서 저도모르게 꺄악+_+
    펭귄 한마리 양 겨드랑이에 손 넣고 집어 들어서 돌려주고 싶다는...

    점점 흥미진진해지는 여행기에요!
    매일매일 눈도장 찍고 가는 사람입니다^^

    아무쪼록 몸 조심히...
  • keaton 2007/05/08 19:01 #

    창창한 20대분들의 답글을 보면,
    저도 괜히 싱싱해지는 느낌이 드네요.

    펭귄 보러 한번 가셔야죠.
    가서 아무도 안볼 때 한마리 서리하는 센스.
    새끼치면 저도 한마리 부탁드립니다. ^^
  • bicycle 2007/05/20 14:07 # 답글

    33도 문제에요~
  • keaton 2007/05/21 20:27 #

    33도면 꽤 덥겠는데.
    한여름 날씨잖아. 하하.
  • 시클 2007/05/22 11:48 # 삭제

    이롱~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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