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 앤 프리덤(Land and Freedom). 영화/음악.

스페인 내전(guerra civil española, 1936.7.17~1939.4.1).
사망자 50만명, 망명자 30만명.
프랑코를 위시한 국가주의자 승리.
이후 프랑코 40년 독재.
하지만 스페인 국민 3분의 1 가량이
내전에 대해 배운 적이 없다.

전쟁이 끝난 직후인
1939년 9월
히틀러가 폴란드를 침공하며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
이 전쟁으로 5천만명의 사람들이 죽었다.
대한민국 국민만큼의 사람들이 죽어간 것이다.

왜 정의는 패배했는가.
가슴아픈 사실이 화면에 펼쳐진다.
랜드 앤 프리덤. 땅과 자유.
사람에게는 두 가지 욕망이 있다.
가지고 싶은 욕망.
더 가지고 싶은 욕망.

땅을 가지고 있는 기득권자들은
그들의 부를 나누고 싶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평등해지는 순간
그들이 누리던 행복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노동자들은
자유를 가지고 싶어한다.
땅이라는 속박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자유.
하지만 이 자유를 얻자
더 가지고 싶은 욕망이 나타난다.
여기서 진보는 패배한다.

1936년.
국민들의 선거에 의해 공화정부가 구성되고
각종 산업체들에 대해 국유화가 진행된다.
이에 위협을 느낀 국가주의자들이
-프랑코를 위시한 군부, 스페인 토지의 1/3을 소유한 카톨릭, 자본가들-
스페인령 모로코에서 쿠데타를 일으킨다.
이들의 뒤는 독일의 히틀러와 이탈리아의 무솔리니가 지원하고 있었다.

이에 공화정부는 전쟁을 선포하게 되고,
소련의 지원을 받은 사회주의 세력과
순수한 애국심으로 일어난 민병대들,
멕시코, 영국, 프랑스에서 혁명을 꿈꾸며 스페인으로 건너온 국제여단이 모인
공화주의자들이 한 편이 된다.

조지 오웰, 파파 헤밍웨이, 앙드레 말로 등 각국의 지성들이
자유와 진보, 혁명을 꿈꾸며 스페인으로 향한다.
그 곳에는 꿈이 있었을까.
좌파 감독 켄 로치는 아주 담담히 정면으로 그 때를 그린다.

1936년.
영국공산당 소속인 주인공은 때마침 접하게된 스페인 내전 소식에
발끈하여 스페인으로 향한다. 국경은 봉쇄되어 피레네 산맥을 걸어넘다 만난
민병대와 합류하게 된다.

그곳의 상황은 정말 어린시절 소꿉장난을 연상시킬 정도다.
총기가 없어 각목으로 훈련을 진행할 정도이며,
군대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민주적이고 아마추어적이다.

하지만 이 부대는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과 바스크 지방 등 동북부 전선을 꿋꿋하게 막아내며
혁혁한 전과를 올린다.
해방시킨 한 마을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고해성사 후 군인들을 밀고했던 신부는 즉결처형당한다.
교회의 성화들이 불구덩이로 들어가는 모습은 꽤 충격적이다.
혁명을 꿈꾸는 농부들은 열렬히 사회주의를 환영하고 농지의 집단화를 요구하지만,
자기가 열심히 일한만큼 인정받고 싶은 중산층은 딱 그만큼만 혁명적이다.
하지만 다수결로 사건은 진정된다.

혁명은 완성되는 순간 무너지기 시작한다. 내분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는다.
시민과 공화군에는
공산주의자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
균열이 서서히 마각을 드러낸다.

소련을 위시한 공산주의자들은
민병대의 아마추어리즘을 비판하며
자기들 휘하로 편입할 것을 요구한다.
프로 군대에는 프로 군대로 맞서야한다는 논리다.
이를 거부하는 민병대에게는 어떠한 무기도 지원되지 않는다.
이에 분열이 일어난다.

다른 쪽을 향해 총을 겨누어도 모자랄 시기에,
국제여단, 사회주의자(스탈리니스트)를 중심으로 하는 정부와
민병대, 전국노동자연합(POUM)을 중심으로 하는 무정부주의자 연합이
대치한다.

무정부주의자들은 정부 쪽을 혁명의 배신자요, 변절자로 몰아세우고,
정부측에서는 민병대와 무정부주의자들을 파시스트로 몰아서 없애려고 한다.
서로 대치하고, 싸우고, 고문하고, 죽인다.
사실 여기서 전쟁은 끝났다.
프랑코군의, 기득권층의 승리로.

1937년 4월 26일.
독일군은 게르니카에 대대적으로 폭격을 가한다.
그들이 개발하고 있는 최신형 전투기와 무기들의 시험장이었다.
이 폭격으로 시민 1,500명이 목숨을 잃는다.
(피카소의 게르니카가 바로 이 사건을 그린 그림이다.)

쭉쭉 진격하던 프랑코 부대는,
공화주의자들의 분열로 마침내 수도 마드리드를 손에 넣는다.
국경으로 쫓겨간 30만 명의 공화주의자들은 프랑스로 망명한다.

스페인에서 자유와 정의의 실현을 꿈꾸었던
양심적인 지식인들과 시민들은
저마다 가슴에 상처를 입은 채
프랑코의 독재를 견뎌내야 했다.

FC 바르셀로나의 레알 마드리드에 대한 절규는
이런 연원이 있었던 것이다.
영화 한 편 보고 이렇게 말이 많을줄 몰랐다.
이제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를 읽을 차례다.
읽고 좀 더 얘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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