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무르의 저주. 영화/음악.

'나이트워치', '데이워치'.
'원티드'의 감독 '티무르 베르맘베토프(Timur Bermamberov)'.



소련 카자흐스탄 출신의 티무르 감독. 소련 패망전의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두 뱀파이어 영화는 세련된 CG효과와는 별개로 스토리 자체는 어떻게 보면 참 촌스럽지만 끝까지 다 보고나니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에 대한 아련함과 새로운 시대를 향한 희망을 엿볼 수 있어 오히려 그 촌스러움에 정이 간다.

영화 속 소품으로 활용된 티무르(Timur, 영어명 Tamerlane, 절름발이 티무르라는 뜻) 황제의 분필. (감독 이름과 연결되는게 어찌보면 단순한데 이게 매력적이다.) 이것으로 소원을 쓰면 이루어진다는데 기독교의 성배나 롱기누스의 창 등등과 비슷한 역할이라 하겠다. 여기까지는 가상이라 그다지 흥미가 크지는 않았다.

티무르 황제에 대한 얘기를 너무 오랜만에 들어봐서 사전을 좀 찾아봤다. 14~15세기 인도, 러시아를 거쳐 지중해에 이르는 광대한 땅을 정복해 징기스칸에 비교되기도 하는 정복왕. 당시 티무르 왕조의 수도였던 사마르칸트는 여전히 그 아름다움을 빛내고 있다.



티무르의 관에 새겨진 문구에 얽힌 얘기가 재밌다. 아마도 티무르의 분필에 대한 아이디어가 여기에서 나왔으리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의 티무르의 묘(Guri Emir Mausoleum)에는 티무르의 관을 열게 되면 재앙이 일어난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래서 오랫동안 감히 누구도 관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마침내 1941년 6월 19일 소련에 의해 조사가 시작되고 관이 열렸다. 검은돌로 된 관 속에는 다음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내가 이 무덤에서 나올때, 가장 커다란 재앙이 일어날 것이다'(whoever would dare disturb the tomb would bring demons of war onto his land)

이 조사로 티무르가 몽골계이며, 실제로도 다리에 장애가 있었음이 확인되었다. 그 일이 있은 3일 후 바르바로사 작전(독일에 의한 소련 침공)이 실행되어 소련에서 본격적으로 제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었다. 두려움을 느낀 소련은 1942년 관뚜껑을 납으로 용접해 묻었고 이후 두 번 다시 열리지 않았다. 뚜껑이 닫히자마자 소련은 독일과의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게 된다. 성배 스토리, 파라오의 저주 못지 않게 흥미진진하다.

세줄요약.
영화 유치하지만 볼만했다.
감독은 자신을 티무르 황제의 후손이라 생각하고 있다.
자고 있는 사람 쉽게 깨우는 것 아니다.


덧글

  • sinnyum 2009/03/02 08:55 # 답글

    3번째 요약 좋네요 ㅎㅎ
    챙겨볼 영화 생겼네요.
  • 키튼 2009/03/05 13:15 #

    이거 추천까지는 아니고 그냥 시간나실 때 보면 될 것 같아요.
    CG는 인정입니다.
  • 카군 2009/03/08 18:49 # 답글

    뭐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확실히 "회교 의식"에 따라서 재매장 했다는거 보면 꽤 무시무시한 우연이죠 :-)
  • 키튼 2009/03/13 17:14 #

    어느정도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얘기는 언제나 재밌네요 : )
  • 세류 2009/03/15 08:10 # 답글

    이 영화군요. 역시 자는 사람은 건드리면 안되는거죠[..]
    이 내용이 어떤식으로 영화에서 표현되었을지 궁금하네요. 추천 감사합니다+_+/
  • 키튼 2009/03/17 02:00 #

    ㅋㅋ 양념 정도인데 사실 세류님 글이 더 재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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